일상 끄적이기

착취한 노동으로 만든 명품

p5kk1492 2024. 7. 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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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장인?" 옛말… '시급 4,000원' 불법체류자가 만든다 | 한국일보

디올, 조르지오 아르마니, 로로 피아나까지. 최근 명품 패션 브랜드의 노동 착취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집중 수사를 받아온 패스트패션 업계와 달리 명품 브랜드들은 '장인 정신' 이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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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식상할 수 있는, 노동착취로 명품브랜드를 만드는 이탈리아 사업체에 대한 조사내용을 다룬 기사다. 장인이 만드는 명품이라고 생각하고 구매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명품을 산다기 보다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이기에, 누가 어떤 상황에서 명품을 만들고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장인 정신이 아니라 착취 정신으로 명품브랜드를 키워나가고 있는 회사들을 이탈리아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명품의 도시 밀라노, 크리스찬 디올과 조르지오 아르마니, 로로 피아나 등 여러 회사들이 유사한 노동착취 행태를 보여줬다. 중국과 필리핀의 노동자들을 시급4천원을 주고 제대로 쉴 수 없게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착취했다. 하지만 그들은 착취정신에 대해서도 장인의 반열에 이르렀다. 하도급 문제, 자신들은 하청업체 실태에 몰랐다고 변명한다. 그러고선, 해당 노동착취 공장을 폐쇄 조치 하면 그만이다. 진정한 명품을 만드는 장인업체라면 노동착취도 예술로 해야 한다. 뻔하지만 강력한 방패, 위험의 외주화가 여기서도 등장한다.

 

이탈리아는 아직 최저시급 제도가 없다. 논의가 되는 금액은 약 만이천원정도라고 한다. 유럽연합의 일원이지만, 우리나라와 최저임금에 대한 격차가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최저임금이 없다보니 이탈리아도 기업간의 임금격차가 크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청년들도 한국처럼 기업을 고를 수 밖에 없어서 취업을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자녀가 부모에 얹혀 사는 캥거루족도 닮았가고 한다.

 

닮은 구석은 외국인 노동자를 대한 태도도 닮아있다. 이점은 우리가 한수 접어줄 수 있다. 한국의 대기업은 같은 한국인들을 먼저 하청을 통해서 가볍게 착취한다. 1차 하청 기업의 노동자들은 오히려 부심까지 갖추고 있다. 대기업 하청에 하청도 못하는 중소, 소위 좆소기업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착취할 가능성이 있다. 임금으로 착취하는 부분은 이탈리아가 한수 위고, 우리는 그들의 목줄을 쥐고 불안정한 노동환경으로 내몰고 있다. 도긴개긴이다.

 

어떻게든 일을 해야만 한다는 외국인 노동자의 처지를 이용하는 결은 같다. 나도 외국인 노동자 출신이라서, 어떻게든 한인사장 바짓가랑이라도 기어서 버텨야 한다는 마음이 절로 생길때 그 기분을 안다. 나는 그렇게 급하진 않았으나, 돈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한국에 돌아가야 한다는 불안이 엄습했다. 아마 정말 절실한 외국인 노동자는, 가족이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만두고 싶어도, 죽을 것 같아도 놓을 수 없는 착취당하는 일자리가 그들의 동아줄이다.

 

앞으로도 외국인 노동자의 삶은 녹록치 않을 것이다. 나도 언젠가 다시 외국인 노동자가 된다면, 어떤 세상이 열릴지 기대반 불안반 느낌이 든다. 노동자란 표현으로 같이 묶이기 보단 서로의 계급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나아간다면, 우리는 영원히 착취당하는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시급4000원짜리 착취와 시급40만원짜리 대접, 사실 누구의 족쇄가 더 빛나는지 뽐내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