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끄적이기

제주살이, 한국살이 안녕하신가요

p5kk1492 2022. 5. 2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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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때 한국에서 살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그렇게 호주와 캐나다를 돌며 방황하다 현재는 고향인 제주에 정착해서 살아가고 있다. 정착했다는 표현이 어색하긴 하지만, 돌아온 지 6년이 지났으니 정착했다고 봐야겠다. 솔직히 지금도 제대로 적응했는지 모르겠다. 내가 경쟁하는 것을 싫어서 피해서 살다 보니, 한국에서의 삶이 치열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물론 제주도에 살기 때문에 한국사회의 치열함에 조금 빗겨나간 측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제주도도 작은 한국이나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여유 있는 삶을 찾아 제주로 왔다가, 실망하고 떠나곤 한다. 제주도는 예전부터 자원이 귀하고 척박한 환경의 섬이다. 지금도 외부 자원에 의존하고 많은 부분에서 자원이 귀한 땅이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외지인에 대한 경계심도 있다. 요즘은 덜하긴 해도, 오랜 세월 자리 잡은 마음가짐은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본다.

 

나는 어렵사리 정착한 제주살이를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자문해봤다. 내가 살면서 가장 오래 일한 요양보호사란 직업을 그만두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잠시 준비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생각해보면 어떻게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을 해냈는지 신기한 일이다. 일은 단순하지만, 스트레스가 상당한 직업이었다. 즐거운 기억도 있지만, 괴로운 기억도 남아있다. 예민한 성격이라 쉽게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도 많이 덤덤해진 편이다.

 

이제 정말로 안녕해지고 싶다. 살면서 수많은 선택과 그 과정에 찾아온 대가가 날 짓눌렀다. 해외를 떠돌다 남은 건 이제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해야겠다는 마음가짐뿐이다. 한국인, 제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제주도에서 잘 적응해야 할 차례다. 그것이 나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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