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세번째 후회,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오츠 슈이치 저

p5kk1492 2024. 9. 2.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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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겸손했더라면

 

죽음을 앞두고 나서야 자신의 안하무인의 삶을 반성하는 환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겸손에 대해 논하는 챕터였다. 공자가 말하는 예순이 되어야 '이순', 다른사람의 말을 온전히 깨달을 수 있다는 인용어구가 나온다. 쉰이 이제 지천명, 하늘의 명을 헤아리는 단계도 나오는데 하늘의 뜻을 헤아린 뒤 한참을 두고 나이들어서야 남의 말을 온전히 듣게 된다는 말이 나온다.

 

남의 말을 곡해하지 않고 들을 수 있는 사람, 그 삶의 경지에 이르러서야 겸손할 수 있다. 사실 사람이 작은 성공에만 취해도 다른 이들에 말이 안들리게 된다. 나같이 인생의 전반적인 실패를 한 사람이더라도, 어떤 한 부분에 작은 성취를 맛보면 그 뽕에 취하는 기분을 느꼈던 적이 있다. 내가 겉으로 겸손해 보이는 이유는 큰 성공을 해보지 못해서 일지 모르겠다. 그래서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물들의 모습에 나를 이입해서 보게 된다.

 

내가 만약에 정말 누가봐도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면, 나도 굉장히 가르쳐려 들고 내생각을 고수하는 그런 사람으로 오래동안 살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원하는 대학에 갔거나,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던가, 독서활동을 하는 등의 몇 가지 괜찮은 상황일 때 남에게 훈장질을 했던 기억이 있다. 정말 보잘 것 없는, 성공도 아닌 그냥 뭣도아닌 성취만 했음에도 남들에게 가르치려드는 내 모습이 기억난다. 나는 실패한 인생이기 때문에 겸손해 보일 뿐이지, 사실 내면에는 오만함이 흐르는 인간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누군가는 죽기직전이 되서야 자신의 독단성을 반성하는 사람을 보고 너무 늦은거 아니냐고 반론의 여지도 있을 수 있다. 나는 그나마 죽기전에라도 깨닫는게 대단하다 생각이 든다. 사실상 소시오패스라고 파악되는 스티브잡스도 죽기직전이 되서야 겨우 자신의 판단을 후회하고, 절대 인정하지 않던 자신의 딸을 인정하는 등의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죽기전에 깨닫는게 어딘가 싶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죽는 순간 까지도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본 모습을 인정하는 것을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자기부정이라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실패한 삶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겸손한거지, 조금이라도 성공했으면 정말 오만한 태도로 주변을 대했을 것이다. 이 생각을 항상 되내이면서 살고 있다. 성공할 가능성도 없지만, 항상 내면의 오만한 자아가 존재함을 인지하고 살아야 한다. 내 오만함은 잠재우는 방법은 내 스스로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어야한다. 스스로 올려치기 하는순간 진짜 실패한 인간이 된다. 겸손함을 잃은 인간은 존중받을 수 없는 밑바닥으로 내려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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