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독서후기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유성호 저

p5kk1492 2024. 10. 8.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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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유성호씨는 법의학자로, 그것이 알고 싶다에 자주 출현하시는 분이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도 법의학자로서 인터뷰로 등장하시는 그 친근함 때문이었다. 물론 책에 주제가 내가 좋아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시체를 보러간다는 말에서 내가 시체성애자라서가 아니라, 법의학자로서 항상 죽음을 마주한다는 점에서 이 책의 내용이 궁금했다. 책은 내 생각보다 훨씬 내 취향이었다.

 

이 책은 법의학자가 죽음을 마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죽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더불어 여러 죽음에 대한 진지한 정보나 이야기 등이 담겨있는 죽음에 관한 교양서적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죽음에 대해 불편한 소재라는 생각을 버렸으면 하는 저자에 바람이 담겨 있다고 본다. 누구나 죽음이란 결말을 알지만 애써 외면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저자와 같이 죽음과 마주하고, 때론 대화도 하고 알아가면서 오히려 삶의 소중함이나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더욱 깊게 사유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 이 책이 주는 가치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법의학자인 저자알 수 있는 내용이고, 2부는 죽음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할 수 있는 파트다. 우리가 생명의 시작을 어느 지점에서 봐야할지, 여기서 논의되는 생명윤리를 시작으로 자살에 대한 사회적인 논점 등을 제시한다. 3부는 죽음에 대해 우리가 좀 더 깊게 마주해야할 수 있도록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특히 3부 죽음 공부해야 하는 이유란 항목에서 장례식장에서 탱고를! 이를 챕터가 가장 인상깊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실 내가 그동안 죽음에 대해서 애써 피하지말고 마주하고 받아들이고, 그리고 유쾌하게 승화시켜야한다는 메시지나 바람을 종종 접한 경험이 있었다. 장례식장에서 탱고를!에서 다뤄지는 내용은 우리가 자살이나 죽음에 대해 배운다는게 삶에 긍정적영향을 준다는 점을 다루고 있다.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인 슈카스, 종활이 유행하는 일본이나 관촌수필의 저자 이문구 작가의 유언 등과 같이 자신이 죽기 전 그리고 죽은 후까지의 삶 전반을 받아들이는 행위 자체가 바로 죽음에 마주하는 자세다. 

 

이 책은 내가 저자를 보는 눈이 있구나...는 그냥 너무 행운처럼 잘 찾은 책이 아닐까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또 발전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죽음을 마주하는 것이, 그리고 법의학자가 맞는 죽음을 알게되는 것이 결코 부정적 사고를 갖게 만드는 게 아니다. 죽음을 아는 것이 곧 우리가 삶을 알아가는 여정이다. 영생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죽음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더이상은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고로 존재하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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