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관리를 잘 하지 않은 30대 후반 루저의 넋두리 인 점은 감안하자. 기본적으로 잦은 요요를 겪은 키168에 몸무게 90키로에 육박하는 고도비만이다. 20대라면 돼지야 살좀 빼자정도라면, 요즘은 건강검진을 받으면 일종의 옐로카드들이 구체적으로 보인다.생전 관심도 없던 간수치나 크레아티닌 수치, LDL 수치라던가 사실 정확한 기전은 몰라도 몸에 조금씩 경고등이 표시되고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과거의 나정도면 건강관리좀 하라고 경고하지만, 이젠 생활습관병에 속할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로 조언이 바뀌어 간다.
내 나이 37살 즈음, 아마 나처럼 건강에 경고등이 켜진 사람 꽤 있을거다. 애매한 경고등, 이정도 경고등은 무시하고 달려도 괜찮은 정도지만, 계속 이런식으로 살면 40, 50으로 나아갈수도 잔고장에서 덜커덩하는 질병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모태 돼지라서 나름 운동이나 식단과 같은 건강관리를 하는 주기가 있긴 하지만, 돼지로 지내는 시기가 많다. 비만이 질병으로 취급되는 이유는 정말 치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명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이었던 다이어트워의 승리자들이 100여킬로를 빼고나서 대사증후군으로 개고생하면서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그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몸이 망가졌기 때문에.
이렇다할 해결책없이 이런 넋두리를 하는점이 올해 들어서 요상한 커디션 난조를 겪어서다. 3월부터 5월 느즈막까지 몸살 비슷한 컨디션으로 고생을 했다. 정말 오한을 느끼듯, 식은땀 나면서 아픈 몸살이면 하루 푹쉬거나 병원을 갔을 텐데, 대충 약국에서 타이레놀이랑 판콜좀 먹으면 되겠지, 하다보니 2-3개월 그렇게 컨디션 난조로 보냈다. 우연한 피검사로 체내 염증수치가 높았던 것을 알았다. 이것도 원래 비만환자들이 염증수치가 높다.
오늘도 지난 3월처럼 안좋은 컨디션때문에 반차를 썼다. 그때와 유사하게 오전에 컨디션이 최악, 점심 즈음에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가까운 병원에 가서 증상을 설명하고 주사를 맞고 약처방을 받았다. 염증과 신경안정제 관련 약과 타이레놀 성분의 약을 처방받고 집에서 일단 쉬기로 하고 지금 이렇게 하소연 중이다. 이번엔 다른게 최근 대략 3-4개월 꽤 열심히 운동으로 몸을 갈아넣었다. 물론 식단은 개같이 멸망해서 그냥 살은 못뺐지만 말이다. 최근 컨디션이 좋다보니 나름 유쾌했는데, 이렇게 또 3월 초 기억이 떠올라서 재빠르게 용단을 내렸다.
건강에 대한 노란불이 켜질 나이가 우리네 3040 삼포세대들이 아닐까 싶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한 세대, 건강마저도 챙기는데 빠듯하고 혹은 포기해버린 전우들에게 내 상황을 알리고 싶었다. 우리의 삶은 포기하는게 많다. 누군가는 악작같이 경쟁을 해서 이겨내기도 하지만, 아마 나같이 푸념이 섞인 마음으로 하루 넋두리를 하는 동지들도 꽤 있으리라 본다. 삼포자들이여, 잘 쉬고 잘 먹고 하루하루 행복하자. 아프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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