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읽은 책 꿀잠 선물 가게 박초은 지음/모차 그림

p5kk1492 2024. 11. 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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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고민이 있을 때, 잠외 오지 않을 때 펼칠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읽은 뒤 꿀잠 선물 가게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안정될 수 있으면 좋겠다. 쉽고 편안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 그런 사람으로 독자들에게 가닿고 싶다.

 

이책은 평소에 갖고 있는 고민으로 불면에 시달리는 손님들에게 꿀잠을 드리는 가게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장르는 드라마라고 해야 할까. 힐링류의 작품이다. 동화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야기도 무겁지 않고 나름의 산뜻한 정서, 글에서 청량함을 엿보기도 했다. 중간의 삽화, 이걸 일러스트라고 표현하는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동화같은 내용의 소설을 좀더 강화하는 장치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는 비문학 중에서도 정말 냉정하고 이성적인 세계관이나 주제의식을 가진 학자의 글이나, 소설에는 현실보다 더 잔인한 스릴러나 미스테리물을 좋아한다. 어쩌면 냉소적인 인간이 좋아할 만한 서사와 주제의식, 혹은 자극적인 내용이 아니면 흥미를 갖지 못하는 도파민 중독자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불면은 커녕 카페인을 어거지로 주유해서 깨어있고 싶은 입장에서 꿀잠 선물 가게는 흥미로운 소재는 아니었다.

 

아마 이장르는 가볍고, 평소 해볼법한 고민들을 가진 손님들의 사연에 몰입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사실 그 고민을 푸는 방식이 꿀잠 가게에서의 상품이긴 하지만, 나름의 문제 해결에 대한 힌트는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우리가 가진 각자의 고민들이, 무릎팍 도사가 내리는 무당같은 해결책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 내 고민을 알아주고 공감할 때, 스스로 그 고민으로부터 해방될지 아니면 안고 가되 슬기롭게 살아갈 방도를 찾는 것이 명답이라 본다.

 

위의 서두는 작가의 말이면서 에필로그인 셈이다. 작가의 의도가 그대로 전달되었을 독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순수함이 느껴지는 글쓴이 그리고 그림을 그린 분 모두 멋있다.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사실 상상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장르의 작품에 뛰어드는 사람들을 엿보는 시간이 되어서 기분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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