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읽은 책 타오 김세화

p5kk1492 2024. 11. 28.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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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품안에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들이 담겨있고, 그 여러 앵글과 인물들의 서사가 전혀 복잡하지 않게 전개되는 재미가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던 소설이었다. 이 작품을 뭐라 정의를 해야할까. 마치 그것이 알고싶다란 고발적 성향의 프로그램을 하나의 소설로 만들었다면 타오가 나왔을까. 한 지역 혹은 공간에서 자리잡은 종교간 갈등과 연쇄살인사건이란 소재, 그리고 타오라는 베트남 여성을 중심으로 서사가 포커싱되면서 서사가 전개되는 점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그리고 글을 읽으면서 해밍웨이의 글쓰기가 느껴졌다. 아무래도 저자가 30년 기자생활을 한 경력이 있는지, 간결한 문장으로 글을 써내는 감각이 뛰어났다. 소설맹에게 가독성있게 읽혀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눈치를 빨리 채는 스타일의 독자가 아니라서 이야기의 전개가 흥미진진했다. 이슬람사원반대로 인한 개신교 혹은 천주교 간의 갈등 속에서 사건을 끌고가는 느낌이 들다가 타오란 여성이 수면위로 올라온다. 그녀의 행방을 쫓다가 결국 시신으로 발견되고, 그때부터 타오를 중심으로 서사의 흐름이 점차 변모한다. 종교에 대한 커뮤니티의 갈등에서 해외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이민자들의 삶이 조명된다. 타오는 베트남 출신 유학생, 그녀가 죽음까지 간 상황을 보면서 한국 사회가 가진 이민자에 대한 태도의 역겨움이 보인다.

 

타오를 둘러싼 부당한 상황, 그녀를 돕겠다는 선의를 가장한 추악한 짓거리들이 고발적으로 서술된다. 물론 타오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너무나 있을법한 일이다. 많은 타오가 한국에 와서 좋지 않은 일을 겪거나 정말 가상의 타오처럼 폭력과 죽음에 희생당한다. 코피노나 그루밍, 가스라이팅같은 것들이 결국 한국사회의 남성들이 특정 나라에서 온 여성들을 대하는 태도를 지적하는 듯 했다. 사랑해서, 그녀를 생각해서, 누군가의 배설물(사생아)을 키우면 불행할까봐 등 타오를 죽인 남성의 변명은 이주여성을 보는 한국남성의 전형을 본듯 했다.

 

기자들이 야마를 잡고 이야기를 끌고 가다가 사건의 실체를 확인하고 난감한 상황도 나름 유쾌함과 씁쓸함을 같이 느꼈다. 기자도 결국 기사를 쓰면서 리드를 잡아나가야 하는데, 본인이 먼저 야마를 잡고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쓴다는 점도 눈에 보인다. 기자경력이 있다보니 이러한 디테일도 매력이 있었다. 박우태기자는 종교적 갈등이 커뮤니티안에서 발생한 부분을 야마로 잡았다가 사실관계가 맞지 않아 데스크로부터 파면당한다. 이슬람에 대한 비판적 내용과 정부의 외교이슈와 충돌하는 지점이 언론사 수뇌부를 건들였다. 소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기자가 자기 의도대로 언론을 주도하는 듯 보였지만, 데스크 앞에서는 순한 양을 넘어 철저한 직장인일 뿐임을 보여주면서 마무리된다.

 

소설적인 재미와 사회고발적인 장치까지 담긴 작품이라서 너무 감명깊었다. 딱 내가 좋아하는 장르에다가 소설이 가진 재미까지 잘 살렸다. 한가지 반성할 점은 나도 기자적 글쓰기를 추구하는데, 점점 문장을 지저분하게 쓰고 있음을 느꼈다. 간결한 문장 하나하나 문단이 되고, 글이될 때 그 느낌이 좋았다. 앞으로도 저자와 같은 간결한 문체로 글쓰기를 할수 있게 노력하고자 한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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