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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린다는 말, 우리 쉽게 내뱉는 흔한 일상어보다 좀더 무겁게 다가온다. 누군가를 헤아릴 수 있다는 것은, 상대의 우주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를 돌아볼 줄도 알아야 한다. 남을 이해하기 위해, 나와 타자를 함께 헤아릴 수 있을 때 비로소 상대방을 위로할 수 있다. 같은 '힘내'라는 말에도 헤아리고 난 뒤, 그저 내뱉을 말도 무게가 달라진다. 사실 남을 이해하고 나를 바라보고 나면, 헤아림 끝에 나온 표현 중에 '힘내'라는 말은 나오기 쉽지 않다. 힘내란 말 만큼 힘빠지는 표현도 없다.
누군가를 헤아리기 어려운 삶이다. 사람들이 각자 스스로에 연민에 빠져있기에 남을 이해할 여유가 없다. 여유하려는 생각조차 하기 힘든 각자도생의 시대다. 각박해진단 말이 식상해질 만큼, 이젠 서로에 대한 거리감이 기본값인 세상이다. 어쩔 도리가 있겠나. 세상이 달라지길 기대하기보다 나 하나만이라도 남을 헤아릴 줄 아는 인간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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