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줘서 정말 고마워. 결혼 생활을 아직 해보지 않아서 결혼이 미친 짓인지 아닌지 아직 잘 모르겠어. 하하, 내가 쓸데없는 소리를 했나. 이건 못 들은 거로 해줘. 다만 전에는 '나'를 위한 결혼을 하려 했던 것 같아. 이 여자를 만나게 되면서 비로소 '우리'를 위한 결혼을 생각하게 됐지.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결혼이란 주제는 보면 항상 좀 긁히나 보다. 어떤 결혼에 대한 찬사, 격언을 봐도 심히 공감되지 않는다. 비현실적인, 극소수의 성공사례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저자의 따스한 에세이에 대가 똥을 뿌리는 느낌이 든다. 다만, 나를 버릴때 비로소 우리가 보이는 점은 분명하다. 그것이 꼭 결혼만은 아닌 듯 하다.
그렇다고 우리를 위함이 나를 무조건적으로 희생하는 자기부정의 과정은 아니라고 본다. 일종의 나의 존재론적 영역이 타자였던 상대와 연결되는 지점이라 해석할 수 있다. 나에서 너와나, 그리고 우리라는 개념에서 운명공동체가 되어간다. 결혼은 새로운 가족의 탄생, 운명공동체로 운영되어야 한다. 현실은 경제공동체, 육아공동체, 책임과 갈등의 정치공동체로 되고 있다.
운명공동체로 나아간다면 경제적 사회적 물질적 영역에서의 갈등을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다. 왜 정치란 표현과 이데올로기란 표현들이 거창하고 혐오스럽게 들리는 걸까. 사실 운명이란 신념과 믿음이 결혼생활의 이데올로기이고, 공동체란 집단의식으로 서로간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과정이 정치다. 너와 내가 우리가 되었을 때, 이워낼 수 있는 것은 결혼생활 뿐만은 아니다. 그 너머의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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