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의 날, 일주일에 한 번이고 특별한 이슈가 없는 주간 루틴이 되어간다. 오전에는 검정고시 교육보조를 하고, 오후나느 한글교육 봉사를 하는 일정이 고정이기에 특별할 만한 것도 없다. 특별한 일이라면, 아무래도 이주민관련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시리아 내전 관련 이슈가 점심식사 중에 나왔다. 마침 해외관련 기사에 대해 글쓰기를 하지 않은지 오래되어, 오늘 봉사를 마치면 집에 가서 시리아 내전 관련 최근 소식에 대해 글을 써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에도 올릴까 하는 잡생각을 하며 들깨 칼국수 먹방을 했다.
다시 오전시간으로 돌아가자면, 이제 역사파트를 가르치게 되었다. 내 입장에서는 사회파트만 돕는 부분이라 사실상 꿀이었다. 그런데, 역사단원을 알려주는 순간, 내가 생각해도 내 안에서 약간 20대의 역사교육과 학생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더 좋은 점은 어떤 대가 없이 역사를 알려주는 상황이었다. 10대의 역사가 좋아 친구들앞에서 교과서 내용을 떠들던 시절까지 내려간다. 아마 나한테 수업을 듣는 내 친구는 내가 흥분을 했는지 잘 모를 것이다. 교과서 외의 내용이나 최근에 다른 해석 등까지 상세하게 말할뻔 했다. 이건 그냥 중등 검정고시 사회파트란 사실을 스스로 상기시켰다.
역사를 좋아하던 소년으로 돌아갔다가, 배를 채우고 노곤한 기분으로 오후를 맞았다. 오후는 이제 호주 외노자의 추억으로 돌아가는 시간, 나는 이시간에 영어로 설명하는게 버벅이는 부분이 제일 신경쓰인다. 한글을 알려주는 과정보다 내 영어 전달력이 신경쓰인다. 내가 힌디어를 할순 없으니 영어라도 잘 해야 한글을 알려줄텐데 말이다. 나도 수업을 열정적으로 받는 한 친구와 언어교류를 통해서 영어실력을 좀 발전시키고 싶긴 하더라. 아무튼 오후엔 여전히 Go and disappear, 오는 사람 알려주고 가는 사람 앞으로의 한국생활을 축복해줄 다름이다.
별거 없다. 가족보다 가까운 이웃, 내국인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 이주민 등 우리는 어쩌면 동질감보다 이질감으로 더 친밀함을 찾으려고 애쓴다. 너무나 다르면 공통점을 찾으려 노력한다. 그 노력이 주변에 있는 이주민과 이웃이 되고, 교류까지 이어질런지 모르겠다. 나는 봉사라는 행위로 그들과의 접점이 생겼고, 약간의 업보청산 느낌도 있다. 나도 편견 덩어리이기에 좀 씻어내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서로 돕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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