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일기전에 글을 쓰는 경우는 내 기억엔 처음이다. 24년 한해를 돌아보면서, 좋은 책은 발견한 기분이 들어 기대되는 부분이다. 사회인류학자로 학문의 길을 걸어온 저자가, 삶의 의미를 다각도로 바라보는 이 책, 서문을 통해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다뤄온 삶의 이미에 대해 대략적으로 언급하고 넘어간다. 그동한 철학, 역사적인 맥락에서 부터 이어져온 삶의 이미에 대한 고찰을 논한다. 그 뒤에 앞으로 사회인류학자로서, 삶의 막바지에서 스스로 걸어온 길에서 느낀 저자의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삶의 의미는 유년시절에도 어렴풋이 생각하며 지내온 기억이 난다. 그때는 애어른이 된 것 마냥, 미숙한 자아를 바탕으로 그저 혼자 외로운 정서를 막연하게 멍때리는 수준의 생각들이었다. 중,고등학교를 지나오면서 조금은 미숙하고, 자아를 찾아가면서 발전해 온 풋내기의 사유는 대학에 들어가 성인이되면서, 그리고 중퇴와 해외도피까지 경험하면서 점차 삶의 의미를 체득해 나갔다.
삶의 의미에 천착하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실패에 임계치가 다다를 때로 보인다. 대학생활을 너무 나이브하게 보낸 나는 현실감각이 무뎠고, 대학 중퇴와 한국생활 실패와 정신적 내상, 그리고 회피성으로 택한 호주 워홀러의 삶 등 여러가지로 실패와 도피로 점철되면서 삶의 의미를 허무주의와 연결짓지 않았나 싶다.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그 뒤에 더 큰 실패로 어두운 삶이 장기간 지속되었고 사유자체가 중단되었다. 죽음, 나에게 삶의 의미는 죽음이 빨리 오길 바라는 것이란 결론으로 5년간의 암흑기를 보냈었다. 그뒤에 기적적으로, 기적이란 단어를 쓰기엔 참 부끄럽지만 내 인생에는 어쨋든 소박하게 적용해본다. 적어도 삶의 의미를 주체적으로 고민할 정도의 자존감은 회복했으니 말이다.
24년의 회복기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책을 만나 읽는다. 목차를 보니 이 책도 한번 쪼개서 감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가능하다면 목차별로 나눠서 글을 쓰고 생각을 남겨보고자 한다. 이 책을 통해 거인의 어깨 위에서 내 삶의 의미도 한번 정리해 볼 수 있길 기대하며, 일단 책은 다음에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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