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의미, 삶에 대한 의미를 다루는 첫 주제는 관계다. 아무래도 인간관계가 주를 이루는 내용이기도 하고, 인류학자 답게 음식을 나누면서 맺어지는 가장 기초적인 관계맺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라포형성의 기본 전제는 무엇인가를 주고, 다시 화답으로 받음으로서 맺어진다. 물물교환의 방식으로 신뢰와 관계가 형성되는 것에서부터 비물질적은 가치교환까지 우리는 인간이기에 서로 연결되어간다.
중간에 흥미로운 파트는 혼자사는 삶, 결혼하지 않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많은 철학자들이 결혼하지 않은 삶을 살았고, 결혼관에 대해 주류의 정서와는 달랐다. 한국도 불과 나보다 10년정도 위의 세대까지만 해도, 결혼하지 않으면 큰일나는 일, 뭔가 실패라고 생각했다. 21세기 초에도 이러한데, 고대와 중세, 근대의 지성인들 중에는 혼자 사는 삶을 실천하고, 관계맺음의 핵심이 결혼을 하지 않았음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인간에게 연결은 중요하나, 혼자만의 삶 또한 매우 의미있는 시공간적인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관계는 인간 뿐 아니라, 인간과 동물 그리고 동물간에도 이뤄진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본능과 본능 너머의 자유의지에 있다. 인간도 혼자서는 고립되어 살아갈 수 있는 동물이 아니다. 본능적을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 부분은 자유의지와 본능이 뒤엉킨 과정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인간은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몽테뉴의 말이 인용되었듯, 8명의 가족이 어울려 살더라도 나만의 작은 공간은 필요하다. 그만큼 인간은 본능만큼이나 이성적인 사고, 독립된 자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혼자만의 삶도 필요해진 셈이다. 철학자처럼 혼자 고독을 곱씹는 경지가 아닐지라도, 사회 내에서 그리고 가족과 지내면서도 나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 관계의 의미다.
내 삶의 관계란 Back of forth, 밀고 당겨지는 느낌이 있다. 어떤 순간에는 사람들과의 연결을 목적으로 부단히 애쓴다. 내가 다가가는 상황도 있고, 다가와주는 것에 대한 감사한 관계맺음도 존재했다. 그러다가 인간관계 외의 나만의 동굴을 필요로한다. 물리적인 공간도 중요하고, 시간적으로도 혼자인게 나를 건강하게 만들어준다는 기분이 든다. 이렇게 두 가지의 행위나 사건들을 통해 관계의 의미를 고민하고, 정립해 나가고 있다.
나는 철학자들의 고독을 동경하지만, 완전히 고립된 삶은 매우 경계한다. 나로서는 인간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삶은 견디기 어렵다. 타자와의 소통과 관계맺음 속에서 즐거움은 고독속에서 성찰하는 자아와는 또다른 삶의 의미가 있기에 말이다. 두가지 다 균형있게 가져가되, 아무래도 나는 고독감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하고는 있다. 인간관계는 변수가 많기에.
'책 그리고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기주 언어의 온도 마모의 흔적 (1) | 2024.12.10 |
---|---|
154 고독의 또 다른 이유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0) | 2024.12.10 |
읽기 전에, 인생의 의미 토마스 힐란드 에릭센..나의 삶의 의미 (1) | 2024.12.09 |
이기주 언어의 온도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결혼 (2) | 2024.12.09 |
153 거리를 두고 보는 것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2) | 2024.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