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저자가 앎을 침식과 퇴적의 과정으로 비유했다. 마치 영어로 치면 Back and forth, 물러났다가도 나아가는 느낌을 준다. 알던것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어떤 내용은 삶에 켜켜히 쌓아가는 형태의 앎도 있다. 머리에만 남는 지식들은 기억이 감퇴하면 아무래도 세월의 힘에 의해 많이 침식된다. 허나 앎의 과정이 일종의 체득, 몸소 겪어나 앎을 행동으로 옮긴 것들은은 퇴적되어 간다.
앎의 침식과 퇴적, 두 가지 과정이 같이 일어나기도 한다. 잊혀진 배움이 몸으로는 기억하고 있음을 느끼곤 한다. 나는 이미 관심을 상실한, 이제는 지워진 앎들이 세월의 힘에 의해 퇴적된 하나의 지혜로 나타난다. 신기한 일이다. 그래서 사람은 끝없이 배우고 때때로 익혀야 한다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니다.
쓰기 위한 앎은 마치 목재를 이용하기 위해 베어낸 나무와 같다. 그렇게 나무 밑동만 남은 뒤에 굽이진 나무들이 있다. 그들이 어떻게 보면 쓰임은 없으나 그늘이 되는 나무들이 퇴적된 우리의 앎과 지혜다. 무쓸모의 쓸모란 장자의 우화처럼, 우리의 앎은 때론 필요에 의해, 아니면 쓸모없음에 의해 깎이고 쌓이다가 지혜가 된다. 그렇게 알아가련다.
728x90
반응형
'책 그리고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식하지 않고 웃을 때가 가장 예쁘다 아도니스 증후군 (0) | 2025.01.09 |
---|---|
182 바그너와의 만남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0) | 2025.01.09 |
외부의 평가가 나의 가치를 결정할 수 없다. 가면 증후군 (0) | 2025.01.08 |
이기주 언어의 중독 활자중독 (0) | 2025.01.08 |
181 불운한 장소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0) | 2025.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