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역사가라면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환경에서 당대의 역사를 쓴 것이다. 그래서 그가 사실인지 여부조차 확인할 길 없는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활용하고 신화와 전설과 민담을 마구잡이 차용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옳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가끔 혹은 자주 저지르는 실수가 오늘날의 기준으로 과거에 잣대를 들이민다는 점이다. 오늘날의 세계관이나 발전되고 성숙한 관점으로 과거의 저작의 관점이나 수준을 논할때가 많다. 가끔은 과거의 상황인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면서 해당 저작을 살필 필요가 있는데, 유시민작가는 헤로도토스가 헬라스와 비헬라스가 충돌했던 거대한 페르시아전쟁을 이야기 하기 위해 집필은 역사의 주제의식에 집중했다. 그로인해 발생했던 사료적 가치는 어느정도 감안한 셈이다.
모든 책이 팩트체크나, 신뢰도를 따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특히 고대의 역사서는 역사적 사실이나 사료적 자치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맥락에서 "왜 이런 기록이 남겨졌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역사서에 담긴 내용이 허무맹랑한 신화나 미신일지라도, 그러한 내용이 당대에 전해져 왔던 이유는 무엇인지, 맥락적 파악이 중요한 셈이다.
역사가 과학적 합리주의를 기반으로 서술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물론 역사는 사실적 사료를 남겨야 한다는 가치관은 공유가 되었지만, 근대적 역사서술방식을 기준으로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난도질하진 말자는게 아마 저자의 변론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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