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끄적이기

2024-06-15 오늘의 구절 나의 안식일

p5kk1492 2024. 6. 15. 09:57
728x90

Verse of the day

"Remember the Sabbath day by keeping it holy.

Exodus 20:8 NIV

 

Honor God

The Lord sits enthroned over the flood; the Lord is enthroned as king forever. The Lord gives strength to his people; the Lord blesses his people with peace.

Psalms 29:10-11 NIV

 

My Concerns

But the Advocate, the Holy Spirit, whom the Father will send in my name, will teach you all things and will remind you of everything I have said to you.

John 14:26

 

오늘의 구절에 안식일이 나와서, 휴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글을 남기고자 한다. 안식일은 종교적인 맥락에서 나온 신성한 휴식의 기간이지만, 농경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다같이 노동을 멈추는 특정한 시간이 생겼다. 우리가 역사를 배울때, 고대사에서 등장하는 축제기간이 안식일과 유사한 맥락이다. 종교적으로 신성한 안식일을 농경사회에서 축제와 비교하면 반론도 있겠지만, 탄생한 기원은 같지 않은가.

 

신이 6일동안 세상을 만드는 노동을 한 다음 7일째 쉬었다. 안식일이나 안식년이 신의 신성한 노동을 끝만친뒤 휴식을 갖는 신성한 휴식일이 아닌가. 농경사회도 마찬가지로, 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노동을 끝마치고 나서 휴식을 취하면서 축제가 나온 것이다. 영고니 무천이니 추수하는 시기에 맞춰서 휴식과 배불리 먹는 축제가 벌어진다. 그만큼 노동에 투자하는 시간이 워낙 길고 힘드니, 적절한 시기에 마음껏 쉬고 놀 수 있는 시간의 필요성을 체득한 것이 인간의 역사이고 종교의 교리이다.

 

내가 07학번 새내기이던 시절에 첫 아르바이트를 스파게티 가게에서 시작했다. 설거지 전담이었고, 나중에는 좀더 보조적인 역할을 했지만 뭐 주방보조다. 첫 알바인 만큼 욕도 먹고 했지만, 그땐 내가 경험을 쌓는거다란 마인드로 했으니 나쁘지 않았다. 지금처럼 될줄 알았겠는가. 그때 내가 따른 주방 매니저님은 참 일도 잘하시고 유머러스했다. 또 진지할때는 생각있는 말씀도 해주셔서 멋있게 봤었다. 그분이 당시에 34살이니, 지금의 나보다 어렸으니 나도 많이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글을 쓰며 느낀다. 37살인 지금의 나보다 34살이었던 당시의 매니저님이 오히려 어른이었다.

 

나에게 던진 말 중에 지금도 기억에 남는 몇가지가 있는데, 나에게 너는 남들 쉴때 같이 쉬는 일을 하면서 살라는 말을 해준적이 있다. 식당이란 업종은 연중무휴에다, 남들이 쉴때 가게를 열어야 장사를 하는 공간이다.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남들이 쉬는 동안, 노동을 해서 돈을 벌어야한다. 나에게 남들 쉴때 쉬는 일을 하란 조언은 번듯한 사무직 업종에 종사하라는 말이었다. 근데 지금 나도 남들 쉴때 쉬긴 한다. 최저임금이지만

 

평균이상의 연봉을 받으면서 워라밸 지키며 살아가는 직장인이 몇이나 될까. 나는 최저임금을 받지만, 이제 와서야 남들이 쉴때 함께 쉬는 루틴을 가지고 살고 있다. 어이없겠지만 만족한다. 지금까지 나는 남들과 다른 휴일을 가지고 살았다. 남들이 주말이라 부르는 토요일과 일요일이 나는 일하는 시간이었고, 추석에도 기꺼이 일하고 대체휴일을 줄지 말지도 모르는 일터에서 노동을 해왔다. 지금은 고만고만하게 돈을 받지만, 적어도 법이 보장하는 휴일에 쉬는 즐거움을 느끼고 산다.

 

안식일이 신성한 이유는, 노동의 신성함에 기인하다. 노동의 가치가 골고루 신성성을 인정받기 위해, 적어도 휴식이라는 의식을 주는거다. 모든 노동자에게 같은 보상을 줄수는 없다. 다만 휴식, 여가를 줄 수 있는 있지 않은가?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란 인식이 거의 없는 고대사회에서도 추수가 끝아면 축제를 벌였다. 축제에서 먹고 마시고, 그때만큼은 금기도 풀어주는 휴식을 부여하면서 말이다. 아마 그때에도 지금처럼 콘서트같은 느낌도 있다고 상상하는 학자들도 있다. 노래와 춤, 음식 거기에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축제, 노동의 신성함을 유지하기 위해 공동체는 노력을 했고, 성경구절의 안식일도 그러한 점을 방증한다. 비약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안식일과는 이야기가 멀어진 김에 첨언하면, 주4일제에 대한 실험과 여론이 간혹 언급되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논의가 되고 있고, 기업에서 또 실험적으로 운영도 하고 있다. 그래서 기본소득제 실험보다는 좀 더 긍정적인 데이터가 쌓여가고 있다. 노동에 대한 휴식을 좀더 지켜주는 움직임에 나도 수혜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여가에서 온다고 믿는다. 우리는 일하기 위해 쉬는게 아니라, 여가를 보내기 위해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