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코인노래방을 종종 가곤 한다. 노래를 썩 잘하지 못하기에 코인 노래방은 혼자 노래를 부르고 싶을때 찾아가기 좋은 장소다. 호주 워홀러 시절에 차안에서 노래를 따라부르던게 일종의 취미였던게, 당시 호주에서는 쉐어라서 독립된 공간이라 하기 어려웠다. 지금도 어머니 집에 얹혀있는 캥거루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노래를 부를 공간이 없다. 지금은 차도 없으니, 코인노래방에서 혼자 놀곤 한다.
원래 혼자서 노는게 익숙한 삶이긴 했다. 외동으로 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혼밥이 유행하기 전부터 이미 그래왔다. 내가 07학번인데 우리시절부터 서서히 아싸라는 개념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단체문화가 확고하던 학내 분위기가 개인주의로 바뀌던 시점, 그래서 아싸와 학과 내 주류가 혼재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종종 나같은 소수 아싸들은 혼자서 학식을 먹거나 학교 근처 식당에서 혼밥을 했다. 그래도 아싸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밥을 먹는경우도 있었지만, 나처럼 그냥 혼밥을 하는 사람도 더러 보이던 시절이었다. 이제는 혼밥보다 같이 먹는 식사를 제안할 정도니, 혼밥이 많이 정착한 듯 싶다.
학창시절이나 대학, 그리고 그 뒤에도 혼자가 좋아도 마음 맞는 사람들과 어울려서 술자리도 하고 같이 노는 분위기를 내심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지금보다는 그래도 좀 더 바랐던 것 같다. 그때의 모임 빈도를 생각해보면 정말 자주 만났던 기억이 난다. 매일보다 싶히 한 떄도 있었고, 하루 걸러 하루 만나는 술자리 등 대외활동이나 사람만나는 시간을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나름 친한사람 앞에서 우스꽝스러워 지는것을 즐기기도 했으니 말이다. 자학개그가 전문이란 것은, 사람들 앞에서 아마 미움받기 싫고 같이 어울리고 싶은 몸짓이었다고 본다.
큰 전환점이 있던것은 아니지만, 사람들과 헤어지도 나 혼자 있는 시간이 공허함을 알아가면서 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사람과 어울리는 시간보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훨씬 길어짐을 느꼈다. 다들 20대 놀먹대학생은 아니니까, 워홀을 즐기면서 수다를 떠는 시기도 지났으니까, 영어를 핑계로 같은 한국인 친구들끼리 술자리를 보내는 것도 다 끝났으니 말이다.
차에서 따라부르던 나만의 노래방은, 방구석 혹은 코인노래방이 대체했다. 그리고 혼밥은 당연하고, 누군가 함께하는 식사가 이벤트다. 혼자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그리고 그것들을 글과 말로 남기는 이 모든 행위가 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일어난다. 혼자는 외롭다, 하나보다는 둘이 났다지만, 결국 모든 사회적동물이 동굴로 들어가는 순간, 그 순간이 영원처럼 길어지고 있다면 적응해야 한다. 나는 고립될 생각은 아니지만, 항상 고립되었을 때를 염두에 두고 있다. 동굴 밖으로 나왔을 때, 더이상 내가 사회적 동물로 살아갈 수 없을 그 순간이 오는 경우의 수말이다.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나에겐 항상 최악의 상황이 변수에서 상수로 되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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