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평균의 종말, 토드로즈 저..우리의 교육현장은..?

p5kk1492 2024. 9. 1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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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중퇴하기 전 사범대생으로 느꼈던 교육학개론 강의를 최신버전으로 들은 기분이다. 교육학의 마이클센델이라고 하면 너무 과잉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기분이 들었다. 교육학개론을 들으면서 뭔가 죽은 교육을 배우는 기분이었다. 재미도 없고,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분도 아닌 강의를 이수를 위해서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내가 사범대생, 한때 교사를 꿈꿨고 한국의 교육현실에 대해 고민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이 내용이 우리나라의 교육현장에 대해 한번 고민하게 할 만한 내용이 담겨있다.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평균이라는 틀, 이른바 시스템을 통해 교육을 주도하는 테일러주의의 신화 속에 학생들을 교육해왔다. 미국식 교육방식이 한국에도 이식된 부분은 뭐 당연하다. 미국과 일본의 교육철학과 방법론이 한국의 교육현장이다. 물론 지금은 한국만의 어느정도 특수성은 있지만, 결국 으로 평균의 틀에서 일반적인 수준의 학생과 우열을 고르는 교육이 이어지고 있다.

 

평균의 교육수준을 가진 일반시민을 육성하는 것이 근대 국민 교육의 목적은 맞다. 지금이 1800년대 산업혁명 시기, 혹은 군부독재 시기의 경제성장시기의 대한민국이라면 말이다. 이제 우리는 교육을 통해 사회화된 젊은 친구들의 숫자도 감소하고, 4차산업혁명이라고 말해대는 산업구조 변화에 필요한 인력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지금의 교육방법론은 한계다. 더 중요한 점은 평균의 틀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자신들이 사회에 필요한 인재란 생각이 들기 어렵다. 어릴 때 받은 우열갈라치기, 시스템에 적응하느냐 못하느냐에 대한 강박등만 남는다. 그리고 한번 시스템에서 낙오된 사람이라는 낙인도 함께

 

저자는 중퇴출신에 최저임금일자리에 전전하다 하버드 대학원의 교수직에 오른 경력이 있다. 대한민국의 레이스 시스템에서는 탄생할 수 없는 존재다. 대한민국은 한번 달리면 멈출 수 없는 경마시스템같은 곳이다. 한번 레이스에서 탈락하면 패자부활전은 없다. 설사 패자부활이 있다고 해도 3류인생정도 보장받는 정도, 살려는 드릴게 란 대사가 어울리는 나라다.

 

이번 기회에 저출산으로 인해 이미 확정된 인재풀을 정말 맞춤형 교육이란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떨지 참 제언하고 싶다. 당연히 씨알도 안먹히지만 그래도 더이상 평균을 틀 삼아서 누구는 의치한약수를 보내기위해 미친듯이 훈련시키고, 누군가는 적당히 대학보내서 최저임금 일자리에서 전전하는데 자존감을 녹이는 사회는 벗어났으면 한다. 누군가는 틀에 맞추는 교육보다 특성을 맞춰나가는 교육이 필요할텐데 말이다.

 

문제는 교육현장 어디에도 테일러주의와 손다르크의 시스템식 교육과 우열등생을 가르는 교육에 반발하지 않는다. 교육자 입장에서는 이미 전통적인 교육으로 길러낸 인재에 대한 확신, 진보적 교육은 실패하고 전교조들이 하는 이벤트라 본다. 학생은 교사들이 하는 새로운 방법이 이미 싫고, 학부모다 자기 자식이 실험적 교육의 대상이 되길 거부한다. 우리자식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해서 하면 의치한약수 로스쿨 갈거 같으니까.

 

교육만큼 개혁하기 어려운, 이렇게 복잡한 욕망이 얽혀있는 곳이 없다. 교육이 곧 욕망의 아사리판이다. 그래서 평균의 종말이 제시하는 너무나도 합리적인 교육관에 대해서도, 그냥 이 책을 읽었다 정도로 끝날게 뻔하다. 그리고 사범대학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교육학관련 인물들이 제안한 교육방법론을 교육학개론 시간에 주입식으로 강의할 것이다. 그렇게 사범대와 교육대학은 저출산으로 박살나고, 소수의 의치한약수 로스쿨 진학생과 대다수의 교육 열패자가 남는 교육시스템안에서 우리는 교육제도를 욕할 것이다. 변화를 바라지 않는데, 변하지 않는다고 욕한다. 누구도 욕먹긴 싫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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