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혼인시켰더라면
철없는 부모라고 해야 할까, 이기적인 부모라고 해야 할까? 저출산의 영향도 있겠지만 요즘 부모들은 자식 사랑이 너무 과하다. 부모의 과잉으로 과잉보호 때문에 어엿한 성인이 되어서도 진찰실에서 자기 생각을 말하지 못하고 아빠나 엄마를 찾는 일도 흔하다. 과연 이런 자녀가 결혼해서 진정한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사랑을 받기만 하고 준 적이 없는 아이들이 과연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람을 사랑하려면 꿋꿋하고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사랑의 장애물을 넘고 이겨낼 만한 불굴의 힘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서른, 마흔이 되어서도 부모 그늘 아래서 의식주를 해결하면서 과연 강인한 정신력을 키울 수 있을까?
이번 주제에서는 독신인 글쓴이가 심정도 담겨있고, 전반적으로 죽음을 앞둔 이가 남은 자식이 혼인하길 바라는 부분에 대해 담담히 남긴 부분이 다뤄졌다. 나는 미혼이고, 내 입장보다 아마 부모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읽었다. 그러새 위의 내용만 특별히 인용한 이유는 과잉보호란 포인트를 찾았기 때문이다.
우리네 부모세대까지만 해도, 자식의 혼인을 본인의 과업으로 여겼다. 우리는 이제 결혼이 개인적인 일이면서 동시에 가족의 형성 다른 가족과의 결합 등 복합적으로 생각하긴 해도 나와 배우자될 사람의 이벤트다. 그러나 아직도 등떠밀리듯 결혼하는 경우도 꽤 있을 것이다. 아니면 내가 이 나이에 혼인하지 않음에 대한 사회적 압박도 일종의 등떠밀리가 되곤 한다. 다시 이야기를 돌아오자면, 부모의 과업에 못이겨 결국 혼인을 결정하는 경우에는 과잉보호된 자녀가 과연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까.
결혼은 현실이란 말이 참 와닿는다. 아무리 부모의 마지막 소원이라 할 지라도, 가고나신 뒤의 내 사람이 결혼으로 인해 불행해지면 나는 무엇을 위해 결혼이란 현실을 선택했을까. 그때가서 부모님 유언이라 결혼한 자신을 탓할지, 아니면 그러한 유언을 한 부모를 원망할 것인가. 결국 자신이 주체적으로 선택해야할 행동을 타의에 맡겨서 일어난 결과는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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