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구이경지 <도량이 넓어지면 만사가 평안하다>
"안평중은 사람을 잘 사귄다. 오래되어도 공경함을 잃지 않는구나."
'구이경지. 오래 사귀었지만 서로 존경한다.'라는 사자성어가 바로 이 둘의 이야기다. 공자와 안평중의 관계를 바라보며 우리는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 번째로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 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편하다는 이유로 스스럼없이 대하거나 상처 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향한 태도와 소통방식을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안평중의 처세술처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또 지나도 공경함을 잃지 않는 예의와 진중함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작은 것에 큰 것을 놓치지 않는 대인배의 마음이다. 우린 작음 불쾌함에 관계 전체를 그르치는 일을 삼가야 하며 타인이 비록 나에게 작은 불쾌한 일을 했을지라도 그 사람의 장점과 처지를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도량을 갖추어야 한다.
관계란 결국 도량의 문제다. 새롭게 맞이한느 하루는 작은 부정과 불쾌함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고 넓은 마음으로 품고 이해해 보면 어떨까? 지나지 않아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버리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넓은 도량은 당신의 관계를 맑게 하는 마법과도 같다.
ㄴ나는 내 감정적인 기복때문에 관계를 그르친 경험이 있다. 그냥 적당히 거리가 있는 관계라면 오히려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크게 불편함 없이 허허실실 전략을 취한다. 그런데 가족이나 연인, 오랜 혹은 매우 친밀한 관계에서는 이성보다 감정적으로 갈등을 증폭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친구들과도 적당한 거리감을 두는 방향으로 갈등없이 원만하게 지내려는 편인데, 문제는 집안에서 가족과의 피할 수 없는 갈등이 요즘 인간관계의 결정적 고민이다.
예전같으면 화를 내서라도 갈등을 해결하는데 촛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젠 감정적으로 격해서 행동하는 내 모습 자체가 혐오스러워서 회피형 인간이 되어가는 듯 하다. 갈등요소를 제거하기위해 아예 극도로 거리감을 만들어 버린 오늘의 내가 이 공자와 같은 구이경지를 읽을 처지가 될지 모르겠다. 도량은 나와 어느정도 거리가 있다면 실천해볼 수 있겠으나, 한집에서 거리가 매우좁은 가족에게는 아량도 베풀지 못하고 매우 괴로운 처지다. 어떤 방식을 취해도 서로에게 좋지 않아 보인다. 나란 인간의 한계를 가족과의 갈등에서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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