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알퐁스 도데 단편, 풍차 방앗간에서 보낸 편지 <퀴퀴냥의 신부>

p5kk1492 2024. 10. 16.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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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어져가는 퀴퀴냥의 신앙심을 단테로 빙의해서 주민들을 설득한 마르탱 신부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단편이다. 퀴퀴냥에는 이러한 사제가 있는데 이렇더라 라는 액자식 구성으로 전개되는 이 단편이 한편의 시트콤 같기도 하다. 약간 고전 우화라고나 할까. 교회로 찾아오지 않는 퀴퀴냥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다시 신앙심을 일깨울 지 고민한 마르탱 사제의 유쾌한 만담이었다.

 

천국과 연옥, 지옥으로 이어지는 서사는 마치 단테의 신곡의 소꿉장난같은 스토리텔링 버전이라고 할만큼 단순하고, 설득력없다. 그러나 뭐 이야기가 어찌되었든 퀴퀴냥 사람들을 설득시켰으니 대성공이다. 어쩌면 사제란 인물의 순수성이 담긴 전략이란 점도 느껴지고, 알퐁스 도데의 단편답게 나름의 유쾌함이 있다.

 

이번 편은 카톨릭으로 개종한 개인적 사유도 있고 해서 친근감이 드는 소재다. 사제들 중에 참 교회와 주민들의 신앙적인 태도등에 대해 고민하는 삶을 사는 분들이 많다. 세상이 타락하고, 교회도 물론 부패할 수 있고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알퐁스 도데에 나오는 마르탱 신부같은 귀여운 해법을 고민하는 사제도 가끔 현실에서도 보고싶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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