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있어 결핍이 원동력이 된다는 말은 참 클리셰적 문구다. 허나 뻔하지만, 의미가 있는 말이다. 물질적 결핍이 해소되는 세계에서는 정서적 결핍으로 인해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한다. 허나 여전히 4분의 1에서는 실질적인 결핍에 시달리고 있어 생리적 욕구, 가난이 해소되는 일차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결핍을 인지하는 것에서 우리는 만족을 추구하는 행위를 하기 시작한다. 갈증에 대해 물을 찾는 것처럼, 삶의 의미에 대한 결핍이 우리 삶의 동력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풍요가 불러온 재앙은, 결핍을 망각하면서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게 된다. 삶의 의미를 생각할 시간에, 좀더 좋은 옷과 집, 차를 고르는 데에 삶을 소비한다. 깊은 사유보다는 현재의 풍요에 취해서 살아갈 때, 우리는 삶을 돌아볼 시간은 없어진다.
그래서 저자는 오히려 적당히 부족했던 시절에 대한 낭만을 언급한다. 이는 마치 한국에서도 8090세대의 음악이나 그 시절 분위기에 대한 낭만을 노래하는 장년세대를 연상케 한다. 적당한 풍요와 적당한 결핍이 공존하던 시기가 분명 각 세대마다 존재하고, 그 모습에 삶의 의미가 깊이있게 사유할 수 있는 시절이 될 수 있음을 알게 해준다.
우리가 삶에 있어 추구하는 바를 실천할 때 저항을 마주할 때 긍정적인 피드백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쉽게 성취하면 오히려 결핍보다 못하다. 내 삶의 가치가 저항에 직면하는 순간, 그것에 맞서면서 우리는 삶의 주체성을 얻는 긍정적 효과를 누린다.
내가 처한 결핍은 정서적인 결핍이 크다. 그렇다고 대단한 성취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위대한 성취를 이룰 필요는 없다. 누군가는 목마름으로 국가에 필요한 관개수로를 개발하는 성취를 이뤄낸다. 허나 나는 삼다수 한병으로 내 결핍을 채운다. 이처럼 자기만의 결핍을 채우고, 물론 너무 쉬운 성취로 결핍을 해소하기 보다 내가 넘을 수 있는 벽, 저항을 견디어 나가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 그것이 희망을 앉고 결핍을 인지한 삶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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