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가 담긴 말에 대한 기록들을 저자가 현대적으로 번역한 작품이다. 부처의 말을 이해하기 쉽게, 속되게 말하자면 떠먹여주는 책이다. 오랜만에 불교에 담긴 메시지를 쉽게 읽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생각보다 가독성이 좋아서 놀랐다. 사실 불교도 어렵게 쓴 책은 워낙 철학적이라서 이해하기 어려운데, 저자의 말 중에 직역에 대한 욕심을 버려가며 최대한 가독성있게 만든 책이라고 한다.
사실 밀리 랭킹 2위길래 뭔가 검증이 된 책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2위까지 올라온 저력에는 아이돌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의 발언이 컸다고 한다. 장원영씨가 어디서 언급한 지 모르겠으나, 해당 책을 읽고 있다거나 해서 노벨문학상의 한강 턱밑을 추격했다는 등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이 책을 읽는 도중에 알게되서, 아저씨 입장에서 주책으로 보이려나 했다. 그런데 생각을 바꿨다.
장원영씨는 아이돌 생활을 하면서, 영광의 삶과 고통스러운 경험을 많이 경험한 인물로 보인다. 모든 연예인이 마찬가지지만, 빛날수록 짙은 어둠, 수많은 악성 댓글과 루머등으로 괴롭힘을 당한다. 사실 학폭 가해자는 사회적으로 매장하지만, 익명의 대중이 던지는 폭력은 연예인이 죽어야 추모로 바뀔만큼 잔악한 면이 있다. 어린 나이부터 연예생활을 하는 분들 중에는 많은 수가 정신과 상담이나 처방은 기본적으로 받고, 정신건강상의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거나 은퇴한다.
어쩌면 페이커나 장원영과 같은 인물들이 책을 통해서 살아가는 데에 있어 자기 중심을 잡는 모습이 참으로 현명해 보인다. 책이 꼭 지적 컨텐츠의 프리미엄 태그를 붙일 부분은 아니다. 다만 아마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일 수록 짜투리시간에 활자로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는 훈련이 더 효과적이다. 유튜브로 2배속으로 보는 것보다, 활자를 빠르게 독해하는 훈련이 바쁘디 바쁜 셀럽들에게 더 훌륭한 정보를 주는게 책이 때문이다. 거기에 부처의 말을 쉽게 풀어낸 책이라면, 분명 삶에 큰 힘이 된다고 본다.
명성을 좇는 것보다 진리를 추구하는 안락한 삶이라, 어쩌면 진리를 추구하는 쪽이 비루할 수 있다. 명성을 좇는 삶은 비록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도 어느정도 과실을 먹을 수 있다면 적당히 안락할지도 모르겠다. 진리를 추구함이란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삶의 목적이 달성될지 모른다. 그리고 진리를 추구한다는 것은 비루함과 회의적인 삶을 살아갈 가능성 도 크다. 그럼에도, 난 진리를 추구하고 지혜를 사랑하는 삶을 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독 속에서 내면을 탐구하다보면 비루함 속에서 연화가 피어날 지도.
자기 내면을 응시하는 사람, 이들은 자기 내면에 가진 본능을 제어하는 힘을 갖는다. 나의 추함과 욕망의 정서를 응시하고 통제하고 다스린다면 진정한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다.
살아있음은 불타는 것, 삶과 죽음의 불꽃을 꺼버리는 것을 열반이고 그것이 부처의 길이다. 생존본능을 버리는 것은 죽음이고 죽음뒤에 다시 태어나길 바라는 것이 윤회다. 이것은 일종의 삶과 죽음의 굴레에 집착하는 불꽃, 이러한 윤회의 굴레에서 열반은 불꽃은 꺼버리는 일종의 탈출기다. 열반의 경지에서, 세상의 번뇌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은 참 어떠한 상태일지 궁금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부처의 말 중에 인상깊었던 내용은, 자신의 가르침을 따르기 위해 본래 믿던 종교를 버리고 올 필요가 없다. 부처는 자신의 말이 교리나 종교가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천주교 신자이기도 하고, 무교, 무신론이었던 시절에도 부처의 말을 전하는 원시 불교경전에 대해서는 매력이 있었다. 불교는 하나의 마인드셋을 잡아주는 고대의 가르침이란 느낌이 든다.
이 책을 통해 쉽게 풀어낸 부처의 가르침을 접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는 부처란 종교적 인물의 말이 아닌, 오래전 현인의 지혜의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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