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길었던 해외생활

가벼운 봉사...를 할 생각이었는데...24-10-13

p5kk1492 2024. 10. 14.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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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하루정도, 아니 적당한 시간을 직접적인 봉사활동을 하는게 어떨까 생각해왔다. 주변에 요양원이 많아서, 내가 일했던 곳이 아닌 곳에서 방문봉사를 생각했지만, 여전히 코로나 여파로 방문봉사가 어려웠다. 소모임어플에서 봉사모임을 찾았지만, 봉사장소가 멀어 차량은 커녕 면허도 없는 상태라 자꾸 신세를 져가며 봉사하는것도 우습더라. 그래서 종종 찾아가는 성당 근처에 연계된 이주민을 돕는 센터를 찾아갔다.

 

혹시나 싶어서 이주민들 관련해서 봉사활동을 할만한 기회가 있는지 여쭸다. 아무래도 갑작스럽게 봉사하겠다고 했기에, 자리가 없을거 같아보였다. 전화를 드렸을 당시에도, 현재는 봉사인력을 필요로 하진 않아 한번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뉘앙스였다. 그떄까지만 해도 나도 찍먹하는 마음이기도 해서, 봉사활동이 되면 가볍게 도전해보고 아니면 뭐 간접적으로 소액 후원으로 마음을 달래야 겠다 싶었다. 

 

헌데 인생은 가볍게 마음먹어도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해야 할때가 되기도 하는 듯 하다. 그래도 공백이 생길법 하다보니 나에게 봉사의 기회가 왔고, 이주민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주는 활동이 역할이었다. 그렇게 나름 참관을 두번정도 하고, 이제 한명 내지 두어명정도 한글을 가르치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13일, 일요일에 방문했을 때 많은 변화와 계획이 생겼다.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임해야 할것 같았다.

 

일단 봉사인력이 대거 빠지면서, 한글교육을 할 사람이 대충 나하나가 됐다. 일요일 당일이 첫수업인데 말이다. 전임선생님이 활용하던 책과세종학당에서 올린 동영상을 활용해볼까 싶었는데, 당장 한글 자모음을 알려주는걸로 시작해야 하는 완전 입문자 수업이 기다렸다. 그리고 현재 이주민 센터 내에 한글을 배우러 오는 완전초보자들을 전임하는 전위부대 같은 교사역할을 맡게 되었다. 나쁘지 않았지만, 꽤 가벼운 마음으로 덤볐던 봉사활동에서 생각을 전환해야 겠다 싶었다.

 

다섯의 인도인친구들과의 첫수업은 묘한 기분이었다. 사범대 중퇴 출신이 한글교사를 한다. 네팔부부에게 받은 도움을 같은 힌두문화권 이주민에게 되갚는다. 나름 재밌었다. 근데 아직은 모르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일주일에 하루 한두시간 정도 시간 쓰자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아직 첫수업이 끝난시점이고, 이 봉사활동을 장기적으로 끌고갈 수 있을지 나 스스로에게도 의문부호가 생긴다. 워낙 끈기가 없는 놈인지라.

 

이 내용을 해외생활이란 카테고리를 넣은 이유는 딱히 뭐 없고 어거지긴 하다. 인도 친구들과의 수업이 대체로 영어로 한글을 가르치는 상황이기도 해서, 뭔가 내가 찾아 헤메던 제주에서 영어쓸 방법을 찾은거 같기도 하고 말이다. 한국사람 앞에선 쓰기 민망하기도 하고 참, 기회라고 생각이 든다. 영어도 배워야 하고, 한글 가르치는 것도 배워야하는 대학 중퇴 출신 이주면 한글교육 봉사자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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