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22/1/16 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p5kk1492 2022. 1. 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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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 습관 재활 훈련 어플

  광위의 범위로 보면 2013년부터 일단 독서의 끈은 끊어졌고, 2016년에 완전히 독서라는 습관과 절연했었습니다. 다시 재활하듯 책을 읽었던 것이 2021년 10월, 밀리의 서재를 가입하면서 였고, 그냥 무질서하게 책을 읽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조금씩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 같이 읽어가는 중에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설을 중심으로 읽고 있습니다. 마침 두 도시 이야기라는 책이 밀리에 있었고, 읽어 나갔습니다. 찰스 디킨스는 어릴 때 <위대한 유산>을 쓴 영국 소설 작가 정도라는 아주 기본적인 정보만 있었습니다. 민망하네요.

 

  전자책이라 페이지가 종이책과 달라 부득이 책 인용 시 페이지는 생략합니다. 책 내용 전반을 다루기에 감안하시길 바랍니다.

 

 

  제 입장에서는 분량이 긴 소설이었던 만큼 일단 독서의 흐름(?)에 따라서 서술하겠습니다. 소설의 시작은 로리의 등장으로 시작됩니다. 로리의 대사 "되살아났다"라는 메모를 제리 크런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묘한 의문을 가지면서 읽어나갔습니다. 무엇이 되살아난 것인지, 후에 읽어나가면서 이제 그 표현을 알게 됩니다. 로리를 중심으로 읽어나가다가, 이후에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사건의 중심인물들이 누구인지 파악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자비로우신 낮의 창조주여! 열여덟 해 동안이나 산 채로 매장되어 있었다니!" 두 도시 이야기 내용 중.

  지하감옥에 갇혔다가 돌아온 사람을 두고 유령이라니거나 매장되었다거나 하는 등의 표현을 썼던 것으로 보입니다.

 

  로리라는 인물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하고 넘어가자면, 초반부에 항상 "업무"의 일환이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사적 감정과 직업적 업무를 구분하려는 태도로 마네트 모녀를 돕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후에 소설이 진행되면서 그 모습이 변화하는 것을 보고 조금 로리라는 인물에 대해 매력을 느꼈습니다. 공사를 구분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고, 마네트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으로 변모하는 점도 멋있었죠.

 

  "감정이라! 제겐 그런 것을 위해 허비할 시간이 눈꼽만큼도 없었습니다." 두 도시 이야기 내용 중

  자르비스 로리란 인물의 대사, 그의 가치관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의 전개에 따라 그가 변화함을 볼 수 있습니다.

 

  인물중심으로 소설을 이해해 나가자면,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인물, 찰스 다네이(에브레몽드가문)라는 인물과 나중에야 주인공이라고 느껴진 시드니 카턴이란 이물에 대해서 몰입하면서 읽어나갔습니다. 찰스 다네이가 영국 올드 베일리 재판 과정에서 반역으로 사형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구해낸 마네트 모녀와 연을 맺으면서 변하는 그의 삶이 조금 부럽게 느꼈습니다. 프랑스 귀족 가문이라는 지위를 버리고, 영국에서 교사로서의 삶을 살며, 행복한 과정을 꾸리는 모습에서 약간 동화적인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러다 다네이가 프랑스로 가는 선택, 시골 후작이라 지칭되던 다네이의 삼촌(에브레몽드 형제 중 동생)의 조세 징수원 "가벨"이란 인물을 구해내기 위해 결국 프랑스로 가는 결정을 합니다. 제 관점에서는 선한 의지로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작품 해설에는 일종의 꺼림칙한 느낌, 자신의 신분인 에브레몽드 라는 그 죄의식이 마치 자석처럼 끌려갔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저의 짧은 소설적 감각으로는 전혀 잡아내지 못한 부분입니다.

 

  "에브레몽드, 넌 라포르스 감옥으로 간다" 두 도시 이야기 중,

 

  다네이가 런던에서 파리로 옮겨지는 순간부터 위기의 연속입니다. 라포르스 감옥에서 콩시에르주리 감옥으로 이감되는 과정에서 다네이는 정말 롤러코스터의 과정을 겪습니다. 라포르스에서 그가 에브레몽드 가문임이 밝혀져서 사형에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마네트 박사의 증언으로 위기를 모면하나 싶더니만, 결국 콩시에르주리 감옥, 사실상 기요틴이 결정되게 됩니다.

 

"'파내시오'(DiG)" 두 도시 이야기 중, 마네트 박사가 갇혔던 이유가 담겼던 편지, 그것을 발견한 드파르주가 다네이, 에브레몽드 가문의 추악한 실체를 밝힌다.

 

  마네트박사의 메모를 통해 마네트 박사가 에브레몽드 쌍둥이 형제의 추악한 행위를 알게 된 인물이었던 점이 밝혀집니다. 그렇게 마네트 박사는 다네이를 구해주기 위하는 과정에서, 그의 트라우마와 다네이와의 연결점을 알게 됩니다. 결국 업보라는 것이, 스스로 버렸던 귀족이라는 지위, 자신의 잘못이 아닌 아버지와 그 삼촌(형과 동생으로 표현되는) 파렴치한 행동 때문에 삶이 무너지는 과정까지는 몰입했습니다.

 

  "애초에 악에서 선이 나올 수 없고 출발이 불행하면 행복한 결말이 있을 수 없나 봅니다." 두 도시 이야기 중,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구절이고 찰스 다네이의 죄의식이 표현되는 문구입니다.

 

  결말 부분은 다네이와 마네트 가족을 구하기 위해 카턴이 숭고한 희생으로 마무리되면서 저의 몰입은 끝났습니다. 물론 비극이 좋은 건 아니지만, 소설의 완성을 위한 결말이라는 점 정도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신을 파먹는 해충인지 알면서도 그 해충이 자신을 먹어 치우도록 보고만 있는 남자" 두 도시 이야기 중

 

  의외의 인물로는 카턴이 아닐까 합니다. 스트라이버란 변호사의 동료로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지만, 모든 결실은 스트라이버가 누리고 카턴은 자칼이라는 표현을 통해, 그저 하루하루를 술과 방탕한 삶으로 인생을 허비하는 인물로 묘사되었죠. 거기에다가 마네트 양에게 자학에 가까운 고백, 다네이에 대한 열등감 같은 느낌 때문에 상당히 부정적인 느낌으로

보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연민도 느꼈습니다.

 

  프랑스로 자리를 옮기면서 다네이와 마네트 모녀에 대한 마음이 단순 존경 수준이 아니고 정말 진심을 다해 신실하게 도와주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소설이 절정에 이르면서 정말 이 인물이 변해가는 과정이 상당히 매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결말 부분은, 앞서 언급했듯 소설의 완성을 위한 숭고한 희생으로 마무리되었기에 몰입은 멈췄습니다.

 

  중심인물 이외의 인물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다뤄봅니다. 제리 크런쳐란 인물은 그냥 영국의 하층민을 보여주는 가부장이 아닐까 합니다. 아내를 하대하고, 아이에게는 다소 부적절한 아버지이고, 시체 도굴을 부업으로 하는 인물이지만, 결국 자기 가족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려는 그냥 소시민의 전형이 아닌가 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어찌 됐든 그도 프랑스로 와서 로리를 위해 열심히 행동하고 그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통의 사람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1789년 7월 프랑스

 

  드파르주와 드파르주 부인의 혁명 전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중심인물 이외의 라는 표현이 다소 어울리지 않네요. 프랑스혁명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이 두 부부의 활약은 가히 멋졌습니다. 혁명이 광기로 변해가기 전까지 말이죠. 마네트 박사를 구출해주고 술집을 운영하면서 비밀리의 자크당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모습에서 드파르주를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드파르주보다 더 열성적인 부인의 모습을 보고, 프랑스혁명을 그냥 계몽주의 사상가 중심으로만 바라보던 저를 아래로부터의 혁명이라는 시점으로 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평생 봐온 우리 언니들이나 그 아이들은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리고 병에 걸려 비참하게 살면서 온갖 핍박과 멸시를 받지 않았던가" 내용 중,

 

   혁명에 성공하고 폭력에 대한 반작용으로 혁명이 폭력적으로 나아가는 거의 광기에 가까운 모습을 드파르주는 좀 주저하고 부인은 방장스나 자크3호와 함께 광기에 가까운 폭력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다소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드파르주 부인, 그녀의 언니가 에브레몽드 형제에 의해 추악하게 희생되었음을 알고 이해했습니다. 폭력은 결국 폭력에서 나오는 그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지지가 않는다는 점을 다시금 읽었습니다.

 

혁명에 의한 사형도구

 

   올드 베일리의 사형 재판과 기요틴의 사형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둘 다 엄벌주의라는 느낌, 그리고 사형이라는 제도가 일종의 구경거리이자 오락이라는 점을 느꼈습니다. 물론 영국의 경우보다 법적인 틀이 갖춰진 느낌이면서도 사소한 죄도 사형이 된다는 점, 프랑스의 경우 귀족들의 월권으로 죄가 되고 사형이 되었다가 혁명 후에는 그 반작용으로 공화국의 이름하의 모든 사람이 기요틴의 칼날 아래 잘려나가는 상황이 참으로 당시의 엄벌주의가 얼마나 강렬했는지 새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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