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끄적이기

추억의 양식 짱개집 스파게띠아를 추억하며

p5kk1492 2024. 11. 2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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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 알바, 스파게띠아 광화문점에서 처음 일을 배웠다. 07학번 아싸인생으로 전락해서 알바나 해야겠다는 생각에 2학기부터 선배의 추천으로 알바를 시작했다. 지금은 폐업한 당시 망치거인이 있는 흥국생명 빌딩에 입점해있던 스파게띠아 광화문점에서 설거지를 했다. 그때가 1학년 2학기, 그뒤엔 휴학상태까지 9개월정도 알바를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내가 근무한테 스파게띠아 브랜드의 사업자는 변경되서 리뉴얼된거 같긴 한데, 양식 짱개집 특성상 아무래도 요즘 트렌드에는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갑자기 첫 알바의 추억을 회상하게 된 것은, 우리집에 아직도 스파게띠아 로고가 박혀있는 머그컵이 남아있어서다. 나는 물건을 대부분 버리거나 잃어버리는 편이다. 집에 있는 물건은 아무래도 어머니가 챙겨두셔서 남아있으니, 덕분에 첫 알바를 했던 시절이 떠오르긴 하더라. 양식 짱개집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당시 음식이 만들어지는 풍경이 마치 모양만 양식이고 중식집이나 매한가지 느낌이 들었다. 모든 식당의 음식이 손님에게 빠르게 나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단가는 최대한 낮추면서 당시엔 약간 고급진 메뉴는 파스타를 만들어 내놓는게 좀, 싼마이 느낌이 났다.

 

지금은 파스타가 대중화 되고, 상향평준화되서 비싼 음식도 아니고 딱히 특별한 메뉴가 아니다. 허나 07년도에는 기사에서도 파스타를 먹는 대학생들 어쩌구 하는 기사가 나올정도의 단계였다. 마치 소개팅때 가는 장소? 왜냐면 약간 더 비싼 음식이기도 하고, 뭔가 대중화가 진행중인 메뉴였다. 아마 피자와 함께 사이드로 시키는 오븐스파게띠에서 레벨업 한 상태가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보면 된다. 내 기억에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사실 파스타 2인메뉴면 치킨을 먹고말지 라는 마인드가, 약간 국밥충 계산법이 작동되는 느낌이랄까. 지금이야 약간 파스타도 기본 옵션들 중 하나가 되었기에 시대적으로 맞는 표현은 아니다.

 

그땐 참 어렸다. 파스타에 책정된 금액은 꽤나 준수한데, 이를 만들고 서빙하는 동료들의 임금은 최저이고, 최저보다 조금더 받는 점장은 젊은 대학생 알바친구에게 쩝적거리고, 꼰대짓을 하는 등의 모습도 보곤했다. 그래봐야 그들이 벌어들이는 돈도 아닌 매출 저하에도 비상이 걸리는 모습도 보고 그냥 관조적으로 본 느낌인데, 현재의 내가 봤을때는 남한테 품삯을 받으려면 주인의식이 있는 척은 해야 한다는 삶의 교훈을 배우고 있다.

 

좋은 추억은 빛이 바래졌지만, 그래도 첫알바의 추억이라는 보정으로 사진처럼 잘 간직하고 있다. 스파게띠아 머그컵이 내 추억보다 더 단단하다. 18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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