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읽은...아니 책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데이비드 이글먼

p5kk1492 2024. 12. 5.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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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의식이란 단어에 친숙해져 있다. 뇌가 착각을 할때 있다는 사실도 대중적인 정보다. 뭐 여러가지 무의식과 뇌에 관한 과학적인 근거들을 정리해놓은 서적이다. 사실 무의식이란 테마는 인문학적이면서도 지극히 과학적이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가 무의식의 개념을 체계화했기에, 과학의 영역같지만 사실 그는 뇌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하진 않았다. 임상에 가까운 행동이긴 하지만, 물론 이 과정도 과학적인 방법일 순 있겠다. 여하튼 이제는 뇌과학의 발달로 무의식, 우리가 뇌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을 이해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이 책이 그것을 정리해준다.

 

여전히 나는 급하게 책을 읽고, 대충 읽는다. 알거 같은데 하면 이미 문장과 문단을 넘겨집었다. 처음의 시작은 우리가 시각적으로 착각하는 부분, 우리의 눈은 정확하지 않다. 여러 그림을 보고 길이감이나 입체감등을 예시로, 흔히 우리가 알던 내용을 다룬다. 그리고 실물에서도 정확히 구분해내지 못하는, 이를테면 틀린그림 혹은 풍경속의 디테일 아니면 내가 집중하는 순간 유리를 든 인부가 지나가는 것을 놓치는 등 말이다. 이런 내용은 서실 호기심천국이나 스펀지를 본 사람들도 아는 내용이다. 

 

그리고 우리가 정보를 처리하는 것에는 예측이란 개념을 뇌가 활용한다고 말한다. 쉽게 말해 야구선수가 야구공이 날아오는 걸 보고 치는게 아니란 예시다. 정보처리과정을 미리 예측하는 과정을 우리가 훈련받는다고 한다. 사실 이것도 아는 내용인 경우가 많다. 이런 내용들로 차근차근 책은 뇌가 가진 무의식의 영역을 현대과학에서 잘 풀어나간다.

 

재밌는 대목은 우리 뇌에서는 일종의 라이벌리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자유의지로 판단하고 정보처리 및 행동과 말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일종의 뇌의 영역같의 줄다리기가 일어난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가 가치판단을 할때 전혀 자신의 생각에 반하는 실수 혹은 실언을 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술에 취한 멜 깁슨이 음주운전에 걸렸다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했을 때, 사람들은 술취한 그가 속마음을 말했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는 뇌영역의 라이벌리간에 줄다리기에서 알콜 농도로 인해 취약해진 신체조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결론은 멜 깁슨의 반유대주의가 술로 인해 진심을 말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술만 들어가면 다 진심을 말한다고, 헛소리하면 또 헛소리라고 갈팡질팡하는 여러 잣대는 결국 우리의 뇌가 다양한 영역간에 장, 나름 대중민주주의 시스템이라고 봐야한다 말한다. 음주나 마약이 들어올 수 있는.

 

마지막 대목 즈음에 중요하면서, 우리가 외면하고 있을지 모른 사실을 명징하게 전달한다. 뇌의 상태가 우리의 인격, 성정을 결정짓는다는 말을 저자는 전달한다. 뇌의 어떤 부위를 다치면서 성격, 성적취향이 변했다는 등의 사례는 이책에서 다루지 않더라도 많이 접했다. 우리 주변에 사고로 인해 인지장애를, 노화로 인해 치매를 겪는 환자들은 과거와는 전혀다른 사람이다. 우리는 그걸 아프다는 표현으로 애써 과거의 존재와 동일시 하려 애쓰지만, 뇌의 상태가 변했다는 점은 더이상 그사람은 과거의 인물이 아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무의식에 대해 가볍게 다룰 줄 알고 읽어나갔다. 처음엔 식상한 챕터로 시작해서 그냥 일은척하고 넘기자 생각했는데, 내용이 점차 흥미로운 서사가 펼쳐지더니 마지막에는 명징하게 마무리한다. 과학의 영역은 대체로 반박의 여지가 없다. 가설, 그리고 증명, 그리고 학설로 이뤄지는 이 실증적 단계가 강력하다. 이 과학적 추론과 결론에 이르는 힘은 모든 학문체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물론 옳다고 믿었던 결론도 나중에 수정되고 폐기되긴 하지만, 진리에 가까울 만큼 강력한 과학적인 사실들이 많이 존재한다.

 

뇌에 대한 이야기, 우리의 뇌가 정말 우주와도 같은 세상임이 들어났고 설명하기 힘들지만 여러가지 상황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환원주의, 과학적으로 밝혀낸다면 해결방법도 명확하다는 그 개념도 깨졌다. 우리의 뇌는 밝혀진것도 많지만, 수수께끼의 영역도 어떤 기전으로 움직이는지도 안개처럼 가려져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여전히 탐험 중에 있고, 세상에 아는바를 알려준다. 나는 이것들을 탐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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