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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어떤 식으로든 사이비 교주가 처할 미래가 밝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제목의 단편이다. 처음에는 악마들에게 환대받다가 종교를 만들기 위해 대우받는다는 사실을 교주는 알게된다. 내 생각에 종교를 만드는 것은 악마들도 훨씬 쉽겠지만, 아무튼 사이비 교주는 환생이란 구원받식으로 지옥에 떨어진 자들에게 희망을 준다.
인간에게 가장 잔인한 방법은 하나밖에 없는 희망을 앗아가는 것이다. 지옥은 원래 영원히 고통받는 곳, 거기에서 죄를 씻고 윤회하는 공간이 아니다. 그런 곳에서 사이비교주의 환생교, 그리고 신이 그 교주를 지옥의 인간들 앞에서 찢어버린다. 깔끔한 마무리도 영원한 지옥에서 희망을 가졌던 순간만으로도 절망적인 고통을 겪을 인간들을 악마들이 비웃는다.
이번 단편은 간단한 서사이기도 하고, 너무나 뻔할 수 있는 결말이지만 나름 재미가 있다. 피카레스크와도 같은, 악인들의 군상극이라 요즘 트렌드이긴 하다. 요즘은 악인들간의 악다구니가 좀더 장르적으로 몰입되는 경향이 있다. 선과 악의 뻔한 대결구도 보다는 누구의 편도 들 생각이 안드는 피카레스크 구조 속에서, 그냥 순간순간 인물들간의 서사에 빠지는 재미가 있다. 이번 단편은 악인인 교주가 살짝의 희망, 거만함 그리고 찢김으로 잘 마무리되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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