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이란 주제로 글을 쓰려고 나름 정보를 정리했다. 정보에만 집중하다 보니, 사실 한편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들이 진짜 건강정보를 모르고 나에게 묻는지 고민해봤다. 나는 어린 시절 소아비만이었고, 20대부터 지금까지 20-30kg 가까이 체중변화를 겪어왔다.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번아웃을 겪었다. 건강에 대한 정보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왔지만, 결과적으로 오히려 대답하기 어려워진다.
책을 읽이 힘들어진 시절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해왔다. 사실 뭐, 구글과 유튜브가 그 다양함이다. 사실 나무 위키도 보곤 했다. 하지만 한번 가공을 거쳐 들어온 정보라서, 신뢰성을 담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 인체실험(?)을 하곤 했다. 인슐린, 코르티솔, 세로토닌 등과 같은 생리학적인 부분에 대해 공부했고, 어떻게 조절하는지 실험했다. 물론 그 방법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할 수 있지만 오늘은 다른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문득 건강정보에 탐닉하던 중 한 구절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출처가 불분명 하기에, 확실하지 않다는 점을 미리 알려둔다. 한 설문조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건강'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부분은 '관계' 였다고 한다. 가족이나, 친구 혹은 이성과의 유대감에 더 시간을 쓴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나야 방구석 인생인지라, 사람보다는 책이나 정보에 천착해 살아왔다. 돌이켜보면, 나의 그 모습을 좋아해주는 '사람'과의 유대감을 잊었었다. 예전에는 무엇인가를 알려주는데 몰입헀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나의 모습을 괜찮게 봐주고, 다가와주는 친구들이 있었다. 나는 그렇게 다가와주는 사람들을 잊고, 나 스스로 무너진 모습을 보여주는 게 힘들어서,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버리곤 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다.
다시 정신을 부여잡고, 책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정치인의 삶은 접으셨으나, 정치에 대해 자주 말씀하시는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란 책이다. 난 유시민 작가를 좋아한다. 정치인, 자유인, 그의 과오 모두 알고 있다. 모든 부분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지만, 인간적으로 좋아한다. 그렇다고 작가의 책을 다 읽은 것도 아니다. 다만 그가 정치를 그만두기로 한 2013년, 그때 나온 에세이를 사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마침 나도 그때 한창 방황하던 시기여서, 책으로 유시민작가를 접했다. 저자의 말하는 바는 좋았다. 하지만 책이 주는 위로보다, 내 삶의 무거움이 더 컸기에 일단은 잠시 책을 접어두고 진흙탕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렇게 방황은 끝이 없었고, 2021년이 돼서야 다시 이 책을 들여다봤다. 밀리의 서재 덕택이다. 사실 책 소개가 아니기에 한 구절만 인용하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모든 나무와 모든 벽을 오르고 넘어서야 행복한 삶 성공하는 인생을 살 수 있는게 아니다 내게 적합한 나무 노력하면 넘을 수 있고 남는 게 즐거운 벽을 잘 골라야 한다 그렇게 해야 인생이라는 ‘너무 짧은 여행’을 후회 없이 즐길 수 있다."
<어떻게 살 것 인가> 내용 중
사실 이 책이 건강에 관한 책은 아니다. 그래서 일부 구절만 인용한다. 우리가 건강이란 목표를 위해 여러 방법을 수행한다. 나같은 경우, 비만과 정신, 이 두 가지 부분을 관리하기 위해 운동을 하고 식단, 그리고 수면과 휴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있다. 스스로에게는 매우 엄격하게, 최대한 지킬 수 있을 수준으로 규칙을 지켜나간다. 다만 나는 3교대를 하는 요양보호사다. 불규칙한 삶이다. 그 불규칙한 삶에서 나름의 일정한 주기를 맞춘다.
모두 각자의 삶에서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한다. 누군가는 영양제가 해답이 될 수 있고, 아니면 기분좋은 술자리가 될 수 있다. 내 짧은 생각을 말하자면, 틀린 것은 없다. 다를 뿐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말한다. 세상에는 엄격한 선생님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어차피 세상에 엄한 선생님은 많다. 나는 나만의 접근법을 말할 뿐이다. 각자의 삶의 방식을 고려한 뒤에, 나중에 더 절실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찾아오면, 그때 다시 알려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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