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짧은 소감 세 갈래 길 레티샤 콜롱바니

p5kk1492 2024. 5. 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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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독서모임...이라 부르고 혼자만의 독서시간을 갖게 되면서 다시 읽어봤다. 그때 처음에도 읽었을때 느꼈지만, 영화감독 작가 출신의 소설이라 그런지 소설의 전개가 깔끔하고 장면전환 하듯 인물들의 사건의 전환이 영화 연출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사전에 영화감독 출신이란 정보를 알아서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을 알게 된 계기도 예전 독서모임에서 한 모임원의 추천이었다. 여성주의 소설이란 점보다는 주인공 중 한명이 스미다란 인도여성이라는 점, 그 이유 하나로 나는 이책을 읽기로 마음먹었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스미다 중심으로 몰입해서 읽었고, 나머지 사라 혹은 줄리아는 살짝 내용정도 살피는 느낌이긴 했다. 스미다 다음으로 사라에게 좀 몰입이 되었지만, 줄리아는 사실 와닿지 않았다.

 

일단 주인공은 스미다, 줄리아, 사라 이렇게 세 여성이다. 스미다는 인도여성으로 최하위의 달리트, 흔히 불가촉천민이라 불리는 아웃카스트 계층이다. 정말, 최악의 상황에 처한 인물이었다. 스미다의 여정은 그녀의 딸 랄리타가 자신의 삶을 되물림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탈리아의 유명 지역인 시칠리아의 가방공방 주인의 딸인 줄리아의 이야기는 그냥 그렇다. 공방의 주인인 아버지가 쓰러지고 공방의 위기를 맞이한 줄리아가 위기를 헤쳐나가는 전개방식이다. 줄리아의 갈등은 공방과 새로운 인연에 대한 보수적 혹은 전통과의 충돌 정도인데, 사실 큰 위기감이 없었다. 그리고 줄리아와 사랑에 빠지는 남성이 불법체류자 출신의 시크교도라는게, 미안한 얘기지금 소설적 장치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탈리아 여성이 난민출신의 남성과 연인이 된다는 것은 현실성이 너무 없다. 실화 바탕이라면 할말이 없지만, 반대의 경우도 가능성이 적은데 말이다. 줄리아의 이야기는 소설적 완결을 위한 밑그림 정도로만 보였다.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좀더 몰입헀던 주인공, 대형로펌의 파트너 변호사 사라의 이야기다. 유리천장을 거의 뚫어내고 마치 전장의 승리자처럼 살던 사라가 어머니와 같은 암으로 인해 추락하는 이야기다. 여성으로서 사라는 남성들도 올라가기 힘든 위치까지 올라갔지만, 암으로 인해 그 위치가 허무하게 무너지기 시작한다. 추락하는 것에 날개는 없다란 말이 생각날 정도다. 주변인물들이 비정해보이는건, 상위 레벨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보여준다.

 

두번쨰 읽었을때는 내가 처음으로 읽었을 때의 관점과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다만 이번에는 스미다에 대한 몰입의 강도를 줄였다. 그리고 사라에 대해 좀더 살폈고, 줄리아의 경우에도 조금 내려놓고 보았다. 결말이 딱히 반전이 있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이야기의 완성을 잘 그리기 위해 이렇게 끝냈구나 정도다. 

 

결말을 떠나서 세 주인공의 각자 다른 상황에 대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마치 세 개의 짧은 단편이 하나의 길로 들어서는 이야기라고 보면 어떨까 싶다.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었기에 한번 다시 읽어봤고, 이번에는 독서모임일지, 아니면 독서시간일지 기대하며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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