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es the Draftsman

The first draft of anything is shit...but I still have written that sh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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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리고 흔적 746

늪, 안톤 체호프

이번 단편의 내용은 단순하다. 빚을 받기 위해 유대인 여자를 찾아갔다가 그녀에 빠져서 이성적 판단을 잃은 두 남자의 이야기다. 장교인 소콜리스키는 결혼하기 위해 위탁금 5000루블이 필요했다. 그래서 차용증서를 들고 2300루블을 받아내고자 그녀를 찾아간다. 유대인 여자인 수산나는 소콜리스키를 제대로 홀렸다. 사촌 형인 크류코프는 그런 동생을 훈계하고 수산나를 만나 같은 수법에 당한다. 유대인 여자에게는 마성의 매력이 있는지 둘은 2300루블을 받을 기회를 날려도 넘어간다. 여기서 끝나면 좋겠지만, 이 둘은 순차적으로 수산나에게 찾아가고 만다. 크류코프는 먼저 찾아와있던 소콜리스키를 보며 불편하지만, 그 감정을 감추며 그자리를 떠난다. 그녀를 천사라 부르지 마라.그녀를 지상에 내버려두라... 이야기는 결..

031 질병의 가치

-81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병으로 누워 있는 사람은 떄로는 그가 일상의 자기직무, 일 또는 사교라는 병에 걸려 있으며, 그런 것들로 인해 자신에 대한 사려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는 질병이 그에게 강요하는 한가함에서 이러한 지혜를 얻게 되는 것이다. 내 생각사람이 아팠을 때, 비로소 바쁜 일상에서 일과 관계에 치어산다는 것을 알게 된다. 워커홀릭이나 관계중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요즘의 진단과도 유사하다. 그래서 가끔은 질병이 오히려 일상의 휴식을 강제하는 기적을 보여주기도 한다. 해석을 본 뒤니체는 질병의 고통 속에서도 집필했고 자신의 저서 '위대한 건강'이라고 했다. 저서 (1888)에서 이렇게 말했다. "병은 내 모든 습속을 바꿀 권리를 나에게 부여했다. 병은 나에게 ..

슬픔, 안톤 체호프

도대체 누구에게 내 슬픔을 털어 놓을 것인가? 안톤체호프 단편집 중 다섯번째 작품인데, 지금까지는 제일 마음에 드는 이야기다. 마부인 요나 포타포프, 요나는 아들을 잃었다. 아들을 잃은 슬픔을 들어준 사람이 필요한 그는 손님에게 사연을 말하고 싶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장교도, 세 젊은이도 그냥 흘려 듣고 만다. 같은 마차꾼 청년도 듣지 않는다. 누군가 자신의 슬픈 사연을 들어주길 갈구한다. 그게 여자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런 그에게 먹이를 먹고 있는 말이 눈에 띈다. 그렇게 그는 말의 옆에 가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누군가에게는 비극이지만, 세상에 마부는 투명인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마부여서가 아니라 요나자체가 투명인간이다. 같은..

030 한가한 사람을 위해서

-81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학자들은 '한가함'을 부끄러워한다. 그러나 한가함과 무위는 고귀한 것이다. 명상적 생활의 평가가 저하던 표시로서, 학자들은 지금 하나의 성급한 즐거움을 찾아 활동적인 사람과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즐거움을 본래 그들에게 속해 있는, 그리고 사실 훨씬 많은 즐거움이 되는 방식과 높이 평가하는 듯 보인다. 내 생각보통 사색과 명상을 통한 정적인 활동이 학자로서의 즐거움이자 고귀한 행위라 말하는 듯 하다. 허나 이러한 행위의 즐거움보다 활동적인 사람들의 즐거움을 좀더 높게 평가하다보니 한가함의 가치를 놓지고 있다고 해석된다. 해석을 본 뒤"나는 산책하다가 울고 말았다네, 그건 광희의 눈물이었지. 나는 나 자신을 훨씬 뛰어넘었지. 마침 숲속을 지나가던 한 남자가 나를 무척 유심히 ..

어느 관리의 죽음, 안톤 체호프

사소한 실수가 죽음으로 이어지는 황당하지만 무엇인가 의미심장한 단편이었다. 뭔가 의미부여를 해야만 할 것 같은, 짧고 간결한 전개가 인상적이다. 에드거 앨런 포와는 다른 의미로 기묘한 서사와 결말을 담고 있었다. 평범한 관리 체르뱌코프가 공연 관람 도중, 실수로 한 재채기가 브리잘로프 장군에 튀고 만다.  체르뱌코프는 재채기가 튄 부분을 지속적으로 사과하려고 애쓴다. 장군은 됐다고는 하지만, 영 반응이 괜찮아 보이진 않다. 그렇다고 계속 재채기가 튄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닌거 같은데, 체르뱌코프는 혹여나 얼굴을 기억하고 불이익을 줄까 계속 사과하는 듯 보인다. 한번 사과하고 넘어가면 잊혀질 법도 한데, 뭔가 이야기가 잘못 흘러가는 듯 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제 사과의 도가 지나치기 시..

029 활동적인 사람의 주요 결함,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81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모든 인간은 모든 시대와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노예와 자유인으로 나누어져 있다. 왜냐하면 자기의 하루의 3분의 2를 자기를 위해 자기를 위해 가지고 있지 않는 자는 노예다. 비록 그가 그 밖의 점에서는 정치가,상인,관리자,학자 등 어떤 사람이든 마찬가지다. 내 생각자기 하루의 3분의 2를 자기를 위해 가지고 있지 않는 자가 노예면, 세상의 대부분의 사람은 노예가 아닐까. 일단 자신의 직업 자체가 자기를 위해 갖는 시간이 아닌 이상 전부 노예다. 하루의 24시간의 16시간이 내 시간이되려면, 자는시간을 뺴면 전부 내 시간이어야 하는데 원하지 않든 원하든 직업이 8시간이기에 전부 노예다. 해석을 본 뒤옮긴이는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구절을 인용한다. 관습과 규범 속의 고통..

내기, 안톤 체호프

이번 단편은 은행가와 변호사의 객기어린 내기로 시작된다. 사형과 종신형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다가, 변호사의 종신형 발언에 발끈한 은행가가 독방 5년을 두고 200만루블을 건다. 변호사는 호기롭게 15년을 말하고 그렇게 독방생활이 시작된다. 이 어처구니없는 내기는 아마 200만 루불이 굉장히 큰 돈이었기 떄문일 것이다. 15년만 참으면 200만 루불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변호사, 아마 은행가는 중간에 포기하겠거니하고 시작했을 것이다. 15년에 시간동안 대체로 책읽기의 몰두한 변호사는 엄청난 양의 서적을 독파한다. 그동안 은행가는 200만 루불을 지불하기 힘들어진 상황에 처한다. 예전에는 200만 루불은 별거 아닌 돈이었으나, 몰락해가는 은행가는 어쩌면 변호사가 도중에 도망치길 바란다...

028 삶을 가볍게 하는 것,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81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삶의 짐을 덜어주기 위한 주요 수단은 삶의 모든 사상의 이상화이다. 자기 삶을 이상화하려는 모든 사람은 삶을 너무 자세하게 보려고 하지 않아야 하고, 언제나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신의 눈을 고정해야 한다. 이러한 요령을 괴테는 알고 있다. 내 생각모든 사람은 삶에 대해 거리감을 두고 바라봐야 한다며, 이를 모든 사상의 이상화라고 니체는 말한다. 삶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말하는 걸까. 해석을 본 뒤괴테의 사례를 들어 해석을 하는데, 괴테는 자신의 삶의 어려움과 고통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신의 고통을 작품으로서, 낭만적으로 승화시켜서 많은 이들의 감동을 주고 있다. 괴테처럼 자신의 삶에 있어서도 고통을 거리감을 두고 바라볼 수 있기에 불후의 명작을 만들었다.

사모님들, 안톤 체호프

이야기는 표도르 페트로비치가 청탁을 받는 과정에서 멘붕을 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그는 스스로 공평하고 관대한 사람이고 자부하는 삶이란 설명이 나온만큼, 어떻게 붕괴할지 가늠이 된다. 브레멘스키란 학교 선생이 교사직을 할 수 없게 되어, 사무직의 자리를 약속한다. 문제는 이제 진짜 청탁이 들어오면서 부터다. 폴주힌이란 청년이 브레멘스키에게 제안한 자리를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으면서 그는 당연이 거부의 의사를 보인다. 그러나 이제 각 종 인사들의 사모님들의 청탁이 이어진다. 이에 불편함 마음이 정신적으로 괴로울 지경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찾아온 도청 재무국장의 부인이 쐐기를 박아버린다. 결국 그는 무너진다. 브레멘스키가 찾아온 그날, 그에게 자리를 제안할 수 없음을 말하고 사과하고자 했으나 그동안의 체면..

027 논쟁에 필요한 것,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81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자신의 사상을 얼음 위에 놓는 것을 터득하지 않는 사람은 논쟁의 열기 속에 뛰어 들어서는 안 된다.  내생각논쟁에 있어 자신의 생각을 말할 때,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논쟁을 하다보면 과열되고,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때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유지하지 않으면 논쟁의 열기에 잡아먹히지 않을까. 해석을 본 뒤해석도 일맥상토하는 부분이다. 논쟁에 있어 자신의 생각에 대해 냉정한 판단, 그리고 반대되는 의견에 대해서도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이성적인 태도에 대해 논하고 있다. 니체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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