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에 따라 모두가 자신만의 공간을 갖추는 사회경제적 지위를 갖춘다. 라고 생각 했지만, 나는 여전히 어머니의 집에 방 한켠에 지분을 두고 사는 캥거루다. 적어도 내 방에 대한 어느정도의 기여도는 있다. 하지만 이 집은 내것이 아니다. 절대 내가 이 집을 사는데 내 돈이 보태었더라도 말이다. 아재는 혼자가 되고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왜냐하면 능력없는 아재는 혼자 사는 것도 버겁다.
특히 고향인 제주에서 사는데, 자취를 하는 것도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다. 좋든 싫든, 불편하던 껄쩍지근 하던 어머니의 집에서 버티는 중이다. 추하다 삶이. 그러다 보니 외부에서 혼자만의 공간을 찾곤 한다. 어딘가를 대여한다기 보다, 사람을 많이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좋아한다. 대신 사람이 없어야 한다. 모순인가? 그런데 생각보다 이런 상황을 내가 만들어 낼 수 있다. 사례를 몇개 들도록 하겠다.
일단은 직장이다. 사람들이 득시글 거릴 직장을, 일찍 출근하면 사람없는 거대한 공간이 조성된다. 물론 근무 시간 시간에 다다르면 사람들이 채워진다. 내가 빠르게 출근할 수록 나만의 조용한 시간과 공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지금도 회사의 내 컴퓨터로, 블로그질을 하고 있는게 나름 꿀맛같은 재미다. 특히 오늘같은 토요일은 사람이 적게 출근한다. 그리고 출근시간도 평일보다 늦게 오기 때문에 나만의 시간과 공간의 영역이 넓어진다. 이쯤되면 이 아재가 좀 맛이 갔구나 싶을거다.
두번째는 여가의 공간이다. 일단 좁은 곳을 먼저 말하자면 코노, 코인노래방이다. 내가 5천원을 지불하면 나만의 작은 공간에서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기는 굉장히 사적인 영역에서 시간을 쓰지만, 공간이 협소해서 아무래도 넓은 혼자만의 공간이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만의 관객없는 콘서트가 펼쳐진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로 90분을 채우고 나면 개운하다.
그리고 극장이 있다. 극장은 요즘 참 파리날리는 공간이다. 왠만큼 흥행하는 영화도 아무 시간에나 들어가 관람해도 사람이 많지 않다. 특히 조조할인 시간에 가면, 돈도 아끼고 대관을 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내가 최근에 1인 상영을 한 경험이 두번이나 있고, 작년에 총 3번정도 있었다. 그만큼 극장의 위기이긴 하지만, 당분간 망하기전에 누려야할 공간이 극장이다. 특정 영화를 봐야하고, 비용도 꽤 지불하지만 그 공간을 빌린다는건 최고다.
제일 흔한 마지막 공간은 사람이 적고 공간이 넓은 카페다. 자주 가진 않지만 소소하니 좋다. 내가 커피를 즐기거나 하지 않아서, 가끔간다. 가서 아이패드 하나 들고 옆에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펼치면 이것저것 글감을 쓰고 나온다. 여가활동 중에서는 가장 창작이 발휘되는 공간이긴 하다. 개인적으로 여기는 혼자서 즐기는 공간보다, 누군가 함께와서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게 좋긴하다. 양가적 감정이 서린 공간이다.
마지막은 종교주의다. 내가 카톨릭, 천주교 신자다 보니 성당을 가곤한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미사시간보다 짜투리에 아무도 없이 문이 열려있는 성당의 시간을 사랑하고 숭배한다. 불꺼진 성당 내부에 들어가 조용히 기도를 한다. 기도라기보다 명상, 명상도 아닌 멍을 때리고 나오면 기분이 좋다. 무료다. 물론 너무 늦은시간에 들어가면 오해받거나 쫓겨난다. 성당에 문을 열어놓는 이유는 모든이에게 주님은 열려있다란 상징이다. 하지만 관리자들은 늦으면 닫아야지.
사회경제적 지위를 갖추지 못한 아재는 이렇게 혼자만의 공간을 찾아 헤멘다. 자동차도 좋은 혼자만의 공간이긴 하지만, 현재 뚜벅이 아재...나처럼 늙지마라. 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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