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의 책을 읽은 적이 없어서 이번에 에세이인줄 안 유고시집을 읽게 되었다. 책 제목이 에세이 같고, 장르도 에세이-시 라고 되있었다. 목차도 요즘은 에세이도 시의 제목처럼 되있는 경우도 있기에 잘 몰랐다. 본의 아니게 시 읽어보기 챌린지를 하게 되었다. 이참에 시를 적고 감상을 남기는 글쓰기도 하고 좋았다.
시집이었으나, 되려 작가의 삶이 담긴 에세이 느낌의 시들이 많았다. 내가 생각한 길이의 시가 아닌 경우도 많아서 옮겨 적다가 생략한 경우도 있었다. 박경리 작가의 삶에 대한 통찰이 담긴 에세이스러운 시도 많아서 나름 감상하긴 좋았지만, 이럴거면 감상평만 적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3부는 전체적으로 시답다는 느낌의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내가 소설맹인데, 시는 아예 접근금지 수준의 감상능력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에세이같은 시와 우리가 학창시절 감상하던 전형적인 작품은 구분할 수는 있었다. 저자가 삶이 순탄치 않았기에 3부의 시도 서정적인 느낌이 들어서 좋긴 했다.
유고작을 포함해서 꽤 여러 시 작품을 감상하면서, 역시 삶의 굴곡이 있기에 이런 작품들을 남기고 가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인생에 파도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곤 하지만, 작가의 삶에 비하면 난이도 최하다. 여성으로, 아내로 그리고 어머니로 한국의 여성 예술가로 산다는게 쉽지가 않다. 그녀의 작품중에 다시 태어난다면 그저 평범한 남편을 만나 집에서 살림하는 여인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구절을 보면서 눈물흘린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나는 다시 태어난다면, 아니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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