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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리고 흔적 580

이기주 언어의 온도 헤아림 위에 피는 위로라는 꽃

헤아린다는 말, 우리 쉽게 내뱉는 흔한 일상어보다 좀더 무겁게 다가온다. 누군가를 헤아릴 수 있다는 것은, 상대의 우주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를 돌아볼 줄도 알아야 한다. 남을 이해하기 위해, 나와 타자를 함께 헤아릴 수 있을 때 비로소 상대방을 위로할 수 있다. 같은 '힘내'라는 말에도 헤아리고 난 뒤, 그저 내뱉을 말도 무게가 달라진다. 사실 남을 이해하고 나를 바라보고 나면, 헤아림 끝에 나온 표현 중에 '힘내'라는 말은 나오기 쉽지 않다. 힘내란 말 만큼 힘빠지는 표현도 없다. 누군가를 헤아리기 어려운 삶이다. 사람들이 각자 스스로에 연민에 빠져있기에 남을 이해할 여유가 없다. 여유하려는 생각조차 하기 힘든 각자도생의 시대다. 각박해진단 말이 식상해질 만큼, 이젠 서로에 대한 거리감이 ..

152 자기의 길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160 아침놀우리가 결정적인 수단을 갖추고 '자기의 길'로 걸어 들어갈 때, 갑자기 하나의 비밀이 우리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우리에게 우정과 친밀감을 품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지금까지 우리보다 우월하다고 굳게 믿고 있었고 이제 감정이 상한다. 생각'자기의 길'로 간다는 마음이 어떤 말인지 이해가 안된다. 자신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에 집중할 때는 말한다고 생각해보자. 나에 대해 집중할 때 주변에 대한 시야가 열린다. 그렇게 타자는 나에 대해 우월감을 갖고 대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그렇게 우리는 나를 알면서 동시에 타자에 대해 감정이 상한다. 자의적인 해석이라 이 아포리즘은 잘 모르겠다. 해석

이기주 언어의 온도 가장자리로 밀려나는 사람들

자식이 세상 풍파를 겪을수록 빗줄기는 굵어지고 축축한 옷은 납처럼 무거워진다. 그러는 사이 부모는 우산 밖으로 밀려난다. 조금씩 조금씩, 어쩔 수 없이. 가장자리에 밀려나지 않기 위해 상대를 밀어내는 사람들도, 가족구성원도 있다. 물론 저자는 따스한 에세이기에 어린 자녀 대신 비를 맞는 부모의 모습을 사례로 들었다. 많은 부모들이 자식에게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고 밀려난다. 그리고 자녀들은 그런 부모의 젖은 어깨, 무거운 짐을 모르는지 모른척 하는지 자기 살기 바쁘다.  그러나 나를 비롯한 자식세대는 우산 한가운데에 있던 시기가 있던가 싶은지도 모르게 빠르게 가장자리로 밀려버렸다. 아니 우산이 없는 느낌이 든다고 표현할 정도로 과장하고 싶을만큼 좀 슬프다. 나도 누군가의 우산을 받쳐주는, 젖은 어깨를 혼자..

151 사귀고 싶은 사람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160 아침놀적당한 때 불 속에 넣었다가 끄집어낸 밤처럼 부드럽고, 맛이 좋고 영양이 풍부해진 사람들과 교제를 바란다면,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까? 생각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 관계 맺음을 꿈꾸는 것은 사실 사치긴 하다. 그럼에도 이상적인 인간관계를 희망하면서 살곤 한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빠를지도 모른다. 해석사람들이 사귀고 싶은 이상적인 사람은, 갓 구워낸 밤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람이다. 긍정적이고 친절하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명성을 추구하거나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에 대한 긍지가 강한 사람, 니체는 이런 사람을 철학자라고 말한다 결국 니체는 철학자를 두고 이상적인, 긍정적이 친절하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과 동격으로 둔 아포리즘으로 보인다. ..

읽은 책 회색인간 김동식

회색인간이란 대표 단편이 제목이었던, 단편 소설에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김동식 저자의 단편선 회색인간을 잘 감상했다. 내용도 참신하고,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나중에 익숙해지면 뻔한 패턴이지만, 그 뻔한 패턴에 매료되어 있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일단 단편선이 더 있어서 아마 계속 단편을 쓰는 저자에게 응원하고 싶다. 소설을 쓰는 사람이 부쩍 부러운 순간이다. 자신의 주제의식을 장치와 소재를 통해서 전달할 수 있다는게, 이런 전달 방식은 나와같은 감상이 결여된 글쓰기를 하는 사람은 참으로 질투가 난다. 나는 내 생각을 직설적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창의력이 없기에, 소설 시 드라마 영화 등으로 자신들의 주제의식으로 전달하는 힘의 크기를 안다.  단편에 대해서는 하나씩 다뤘기 때문..

150 고독과 사교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160 아침놀만약 그대가 고독할 때 자신을 위대하고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사교는 그대를 작게 만들고 황폐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역도 참이다. 아버지의 힘찬 온화함, 이 기분이 그대를 감동시키는 곳에 그대의 집을 건설하라, 혼잡 속이든 정적 속이든 간에 내가 아버지인 곳, 그곳에 조국이 있다. 생각고독, 혼자 사유하는 시간에서 자신의 생산성과 에너지를 올리는 사람은 사교, 대인관계를 맺어나가는 의식에서는 진이 빠지게 된다. 반대로 외향적인 사람들은 사교적인 공간에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한다. 뭐든 좋은 아버지인 곳, 내가 나일 수 있는 곳이 고독인지 사교인지 판단해서 그곳에 내 진지를 구축하는 것이 맞다. 해석니체는 각자가 자신의 본성에 맞는 삶을 살 것을 강조한다. 고독 속에서 자신을 위대하고..

이기주 언어의 온도 우주만 한 사연

아무리 보잘것없는 몸뚱어리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우주만 한 크기의 사연 하나쯤은 가슴속 깊이 소중하게 간직한 채 살아가기 마련이다.다만, 그러한 사정과 까닭을 너그럽게 들어줄 사람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인 듯하다. 우리 마음속에 그럴 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 가슴에 그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커다란 구멍이 나 있기 때문일까. 가끔은 아쉽기만 하다. 살아갈 수록, 예민해지는 건지 내 사연이 상대방에게는 큰 의미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세상에 누구나 가슴아픈 사연 하나 없겠냐란 말이 잔인한게, 나의 서사가 너의 서사를 동정할만한 여유가 없다란 방패로 보일 뿐이다. 그리고 내 사연이 제대로 전달되기 보다, 오해의 단서가 되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 나는 내 이야기를 안하려고 애를 쓴다...

김동식 단편 피노키오의 꿈

저자의 단편은 식상하다. 식상해서 아마 저자의 매력을 계속 곱씹게 만든다. 그가 가져오는 독특한 소재, 언제나 독특한 설정을 자꾸 끄집어 내면서 수많은 단편을 만들어 낸다. 언제나 단편에서 나오는 대중들은 욕망 그 자체, 언제나 뻔하지만 매력있게 그려지긴 한다. 식상하다는 표현으로 뭔가 어그로를 끌어보려고 했지만, 저자의 패턴은 이제 읽힌다고 해도 매력있다는 말을 하고싶었다. 이번 피노키오의 꿈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아는 나무인형이 사람처럼 행동하는 소재를 가져온 단편이다. 그의 등장과 신의 존재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대중들은 자신들도 신의 간택을 받고자 광적인 욕망을 드러낸다. 마침내 신의 등장과 피노키오에게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말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저는, 건강한 소나무가 되고 싶어요!" 인간..

읽은 책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태수

이 책은 쉬어가는 의미에서 고른 책이다. 에세이, 내가 책읽기를 다시 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으면서 자주 읽던 장르다. 에세이는 저자의 일기스러운 느낌인 경우의 글이 담긴 책이다. 물론 저자마다 일기의 수준이 철학적이기도 하고, 자기계발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에세이는 명백히 저자를 탄다. 이번 책은 저자의 생각을 참 잘 들여다보기에도 좋았고, 내가 좀 추구하는 글쓰기 스타일도 보였다. 글쓰기 스타일을 꼼꼼히 본것은 아니고, 마지막에 한문장 정도로 이야기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센스가 좋았다. 사람이란 의외로 행복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 불행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린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충분한 만족감도 얻을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이제 와 누군가 내게 행복이 뭐냐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고 싶다. "불행이 없는..

149 위험한 때를 이용한다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160 아침놀우리와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자에 대한 제사, 명예, 생사 등에 관계된 위험이 어떤 인간이나 상태의 움직임 하나에 숨어 있다면, 우리는 그 인간과 상태를 완전히 다른 식으로 인식하게 된다. 우리는 비교적 너무 안전한 상태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뛰어난 인간에 대해 정통한 사람이 될 수 없다. 생각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상이, 우리에 내부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두려운 상황이다. 우리는 적당한 지식으로 안전한 삶을 사는데, 우리 자신을 속속들이 알고있는 대상의 위험성이 굉장히 크게 느껴졌다. 해석니체는 진리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비판한다. 사람들은 진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편견이나 욕망에 맞추어 해석하려고 한다. 진리가 우리에게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말해줄 때,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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