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끄적이기

한글 알려주기 봉사, 네팔부부와 살던 때가 떠오른 하루

p5kk1492 2024. 10. 27. 17:17
728x90
반응형

우여곡절 끝에 세번째 교육봉사의 날, 10월 27일 마지막 일요일은 9시에 이주민 센터에 방문했다. 오전에 중졸검정고시 봉사는 캠프일정으로 취소가 되었고, 마침 교재를 제본할 일이 생겨서 1시 교육 전까지 밥먹는 시간 빼고 계속 제본하느라 바빴다. 원래 교재가 있는데, 앞에 한글 가르치는 파트만 떼서 입문용 교과서를 만들었다. 내 아이디어는 아니고, 아무래도 계속 참여하기 어려운 이주민들의 생활 특성에 맞춰야 한다고 전달받았던 부분이 크다.

 

일단 오늘은 비도오고 그래서 4명이 방문했다. 시크교 시부모와 부부 4명중 시어머니와 며느리 둘, 그리고 모범생 인도부부 이렇게 말이다. 인도커플은 3주차고, 예습도 하고 또 문장도 배워오고 그래서 모범생 느낌이 났다. 시크교도 며느리는 한국어가 어렵지만 똑똑한 친구여서 옆에 인도커플에게 힌디어로 물어보고 하면서 잘 해냈고, 시어머니도 나이는 많아보여도 며느리 도움받으면서도 잘 따라와줬다.

 

두 그룹의 진도가 달라서, 전체적으로 강의식 수업은 어려워서 왔다갔다 하면서 봐주는 식이 되었다. 계획적으로 한건 아니고, 이번에도 임기응변식으로 하다보니 자연스레 되었다. 모범생 커플쪽을 더 신경쓴거 같아 시크교 친구들에게 좀 미안했다. 그런데, 시크교 며느리 친구가 혼자서 잘 하더라. 내가 모음 몇개 알려주고 자음소리를 영어 알파벳에 맞춰 전해주니 옆에 단어 예시까지 힌디어 표기하면서 혼자 해냈다. 단어와 뜻까지 다 아는게 멋졌다. 그래서 시크교 가족 교육 담당은 당신이라고 설명해주니 웃더라.

 

여전히 늘지 않는 나의 영어로, 한글을 가르친다는게 코미디지만 그들과 한글을 알려주고 익히는 과정에서 옛 네팔부부와 살면서 자연스럽게 배웠던 영어와 대화들이 떠올랐다. 그들 덕에 저렴한 홈스테이로 지금까지 잘 써먹고 있다. 네팔부인 라슈미의 혀를 쯧 하는 버릇도 인도부인에게 보면서 추억이 사진처럼 그려졌다. 내가 네팔부부에게 받은 은혜를 다른 힌디문화권의 친구들에게 보답하는 것이 그들에게 받은 감사함을 대신할 수 있을까.

728x90
반응형

'일상 끄적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10-29 오늘의 구절  (0) 2024.10.29
2024-10-28 오늘의 구절  (0) 2024.10.28
영화후기, 오늘의 여자 주인공 (2023)  (3) 2024.10.27
2024-10-27 오늘의 구절  (0) 2024.10.27
2024-10-26 오늘의 구절  (0) 2024.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