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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9 7

일곱 번째 의미 실 끊기 인생의 의미 토마스 힐란드 에릭센

마지막 인생의 의미에 대해 대미를 장식하는 주제는 실 끊기, 죽음에 대한 글이었다. 삶의 의미를 논할 때, 죽음을 외면하는 것은 모순이다. 우리가 죽음을 마주할 수 있어야 비로소 삶의 의미를 알아가는 첫 걸음이다. 그렇게 인생의 의미를 죽음을 통해 이해할 떄, 살아갈 이유를 찾게 된다. 저자는 장례식의 사례를 이야기하면사, 그 의식이 산자들은 위함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사실 이 파트는 대충 읽었다. 내가 죽는다면, 장례없이 무연고 처리되듯 조용히 흙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즉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형태로 지나가는 입장이 되는 심정이 위와 같은 생각을 자리 잡게 만들었다.  여기서 제시하는 좋은 죽음은 받아들임일까. 아무래도 살아온 과오를 반성하고, 또 옳은 일을 추구하는 것 등이 좋은 죽음..

읽은 책 여자 주인공들 오지은

여성 서사가 담긴 소설들, 그 시대를 반영한 대표작을 분석해서 탁월한 식견을 전해주는 작품, 여자 주인공들을 접했다. 사실 지난 번 1픽이 되었던 작품처럼 여성들의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 소설을 장치로 다룬 정도일 줄 예상했다. 해당 책에 담긴 글들은 저자가 작성한 논문을 바탕으로 썼다. 꼭 논문이 일반적인 글보다 우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치밀했다. 그리고 설득력있었다.  이 책에서 여자 주인공들, 여성 서사의 작품 속 캐릭터들과 시대정신을 잘 분석했고, 호소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소설 속 주인공이 여성이거나 이야기의 중심이 여성이라고 해서 주목한 것은 맞다. 그럼에도 내가 저자의 분석이나 설명에 불편감 없이 독해가 되었던 것은 논리정연했다. 저자의 해석도 물론 어느정도 개입이 되었..

정승호 시집 슬픔이 택배로 왔다 제1부 낙곡

감상곡식이 여물어 낱알이 떨어짐은 마치 자기 희생적 주체로 은유한다. 역시 시는 어렵다. 뭔가 희생적인 절대자를 표현하는 듯 하다. 낙곡이 죽음이라면 너를 위해 죽음을 기다리며, 그 기다림이 나를 살아 있게 한다는 말, 숭고함이 느껴진다. 우리 세대에게는 곡식이 너무나 당연한 수확물이지만, 불과 반세기전을 경험한 윗 세대에겐 생존 그 자체다. 밥이 곧 사랑이고, 희생이고, 삶과 죽음이었다. 그래서 식구, 밥을 같이 나눠 먹는 입들이 그 낙곡을 기다리며 살았다. 이 시는 각자의 세대마다 느끼는 정서가 다를 것이고, 무엇을 믿고 있는지에 따라 또 다르게 다나오지 않을까. 나는 시에서 던져주는 은유가 아직은 어색하고 어렵다. 무엇인가 과제를 건내주는 시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물론 가슴으로 시를 읽는 사람이야말..

행복은 누군가가 정해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모글리 증후군

왜 당신은 죽어가는 자신을 방치하는가 고윤 저 모글리 증후군을 보면서, 야생의 소년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마는 현상에 대해 저자처럼 생각 할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한 왕따경험이 있던 한 선배를 떠올렸던 지인의 이야기가 내 마음에 공감을 일으켰다. 누군가 과거의 아픔으로 인해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도와주지 못했던 점은 불편하기도 하고 씁쓸한 기억이다. 누군가는 그 친구는 과거의 어떤 경험 때문에 그렇다는 이유가 비판의 정당성이 된다. 그 사람을 이해하는 근거가 되지만, 역설적으로 더 이상 이해해주지 않는 회피의 이유로 삼기도 한다. 나는 두 양극적 상황을 경험했었다. 과거의 상처가 있는 친구의 속사정을 알게 되었지만, 내가 도와주지 못했다. 그럴만한 단단함이 없었다는게 변명이었다. 그 친구가 가진 정..

이기주 언어의 온도 한 해의 마지막 날

상대방에게 무거운 짐을 덜어주는 사람은 누구보다 더 무거운 짐을 이고 살아간다. 나는 저자가 한 해를 정리할 때 항상 자기반성을 하면서 살아가는 진중한 삶을 살고 있으리라 감히 예상한다. 누구보다 자신에게 엄격할 수록, 남에게 너그러울 수 있다. 타자에 대한 관대함은 자신에 대한 엄격함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한 해를 돌아볼 수록 후회와 반성을 하면 할 수록, 다른 이들에 대해서는 나보다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운 해를 맞이하길 바란다. 그것이 성숙해지는 사람의 태도가 아닐까. 그래서 술자리에서 간결하고 단순하게 정리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풀어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의 어깨에는 무거운 짐이 짊어져 있다. 누구나 각자 견딜 수 있는 짐을 이고 살아간다. 매 순간, 매 년을 버텨가..

162 오류는 비겁이다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160-194 이 사람을 보라 생각Nitimur in vetitum, 금지된 것에 대한 용기란 뜻이라 한다. 니체는 금기를 깨기 위해 망치를 들었다. 기독교 세계관에서 노예도덕이란 금기, 그리고 신은 죽었다란 말을 하는 금기에 대해 용기냈다. 철학은 시대적 흐름을 통찰하기도, 주도하기도 한다. 보통 탁월한 철학자는 시대의 흐름 너머를 보는 자다. 니체가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시대를 넘나드는 그의 망치같은 철학 때문 아닐까. 나와 같은 그리스도인에게도 그의 말에 귀기울일 만한 철학적 탁월함이 있다. 해석진리나 이상을 찾기 위해 금지된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니체는 기존의 도덕과 윤리에서 벗어나 도전하고 탐구하는 삶을 살고자 했다. 진실은 언제나 금지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진실을 추구하는 것은 쉽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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