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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3 7

정호승 시집 슬픔이 택배로 왔다...를 도전하며

단편소설을 쪼개서 글을 남기는 것에 모자라 이번에 시집 쪼개기에 도전한다. 단편소설은 나눠서 올려도 내 감상에 대해 나름 풀어낼 만한 소감이 있었다. 그런데 박완서 유고 시집때도 조금은 힘들었다. 박완서의 시집은 사실 서사시에 가까운 것들이 많아 그마나 덜 힘들었다.그런데 정호승 시인은 정말 시적인 은유가 확인되서 조금 각오를 해야겠다. 왜 시는 어려울까. 글쓰는 사람들도 시인을 제일의 재능으로 치는 것을 보면 나만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허나 시를 창작하는 재능과 시를 감상하는 재능을 두고 비교가 가능할런지. 마치 내가 그림을 보면서 감상할 때 기분이 시를 읽을 때와 비슷하다. 그냥 그려졌구나와 글자구나 이게 무슨 의미일까 하면서 고민하는 장르가 그림과 시다. 그림이나 시에 대해서 감상하는 구력이..

MZ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가, 적어도 한국에선 감동을 줬다.

나는 집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학생 시절에 좌파적 사상을 세례받으면서, 지적인 허영을 채우는 과정은 동조했지만 과격시위를 일부로 주도하려던 소위 NL계얼의 선배들의 태도가 싫었다. 정치적인 이야기를 글이나 말로 흔적을 남기기 싫지만, 요즘의 MZ 시위에 대해 꼰대 운동권만 감동받는 것이 아니라, 아마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평화시위를 주목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글을 써본다. MZ세대의 집회 참여 이전에 우리가 촛불집회라는 시위문화가 태동했었다. 이명박 정부 때 처음 등장한 광화문 촛불시위는 평화적인 시위의 시작을 알렸다.물론 시위가 점차 온건해지는 것은 이미 정착되었다고 운동권 세대들은 잘 알고 있다. 과격시위로 인해 대중의 지지을 얻지 못해서 낸 고육책이 되려 외연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촛불시위가 정착..

일상 끄적이기 2024.12.13

네 번째 의미 느린시간 인생의 의미 토마스 힐란드 에릭센

느린시간의 챕터를 읽다가, 찰나라는 불교 용어가 떠올랐다. 우리의 삶은 우주의 역사로 보면 찰나같은 시간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영원히 살 것 처럼 행동한다. 아마 인간이 문명의 태동부터 현대까지의 인간사를 인지하고, 가족으로 치면 아들 아버지 할아버지와 같은 세대를 공유하면서 삶을 이행하지 않을까. 나는 아버지의 삶의 중간지점에서 출발하고, 나의 죽음이 또다른 사람들의 출발점이란 생각들이 우리를 마치 오랜시간을 살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나무가 자라는 시간을 예시로 들며 느린시간을 통해 세상이 완성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느림의 미학, 특히 산책이란 느리게 걸으면서 시간을 투자하는 활동에서 우리는 느림이 주는 삶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찰나와 느림의미학에서 연결점은 우리가 긴시간을 ..

읽은 책 킬에이저 신아인

소년범, 학생들의 살인사건들과 이를 둘러싼 어른들의 서사가 뒤엉킨 스릴러 소설이었다. 최근에는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이 학생들 간의 범죄를 다룬 작품들이 있었는데 많이 연상되는 지점이 있었다. 이야기를 다보고 나면, 사실 살인의 주체는 학생이 아니란 사실, 그러나 어른이 된 살인자도 결국 밝혀지지 않은 사이코패스 소년이 괴물로 성장한 결과물이다. 등장인물들이 매력적인 점은 소년범으로 의심되는 학생들은 냉철하고, 이의 부모로서 사회적 역할을 하는 부모들이 이성적으로 무너지는 순간들을 그려내는 대목이었다. 태은이란 인물을 보면, 마치 인간수업이나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여자 주인공이 연상된다. 어떤 순간에도 냉정한 인물, 물론 그 결과가 여러 충격을 겪고 생긴 벽이란 ..

이기주 언어의 온도 솔로 감기 취약론

"연애는 단순히 감정을 나누는 행위가 아니야.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체내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주지. 나를 봐. 연애를 못해서 감기와 함께 살다시피 하잖아. 솔로가 감기에 취약한게 분명해." 참으로 '어설픈', 아니 '서글픈' 이론이다. 연애를 하지 못하면, 면역이 약해지면서 신체적으로 질병에 취약해진다는 말이다. 참으로 어설프고 서글프다, 나도 사연 속인물처럼 취약한 인물이긴 하다. 신체적으로 취약해지는 것은 연애를 못해서라기보다, 늙어감에 있다. 늙어가면서 점점 연애가능성은 떨어지는데에 아마 정신적으로 취약해지는게 크다는 생각이 든다.  난 50이 넘어가면서 연애를 갈망할 떄, 정신적인 취약함이 고점에 이른다고 본다. 특히 50대 이상의 독거 남자들은 이성의 친절이나 우연한 기회가 찾..

157 귀를 갖지 않는 현명함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160 아침놀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매일 듣거나, 우리에 관해 생각하는 것을 생각해내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파멸해버린다. 뿐만 아니라 타인은 매일 우리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 위해 우리를 살려둔다! 만일 그들에 대해 우리가 판단하거나 판단하기를 바란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우리를 견뎌낼 수 없을 것이다! 생각귀를 갖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뒷담화, 즉 가쉽에 직접적으로 듣진 못한다. 물론 언젠가는 전해지겠지만, 디테일한 워딩을 다 알게되면 견디기 힘들다. 나는 예전에 5년간 일하던 직장에서 머리가 다쳐서 망가진 인간이란 소문이 돌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나의 예전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내가 정상적인 상태에서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했고, 그래서 내 행동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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