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아포리즘을 다루다가, 구 열린책들 파트너를 통해 구매한 작품 중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있다. 가끔 한번 씩 읽곤 하는데, 이유는 내가 이 책을 온전히 다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각없이 읽으면 그저 한편의 문학작품이다. 깊게 들어가면 니체가 차라투스트라의 이름으로 자신의 온갖 철학적 개념이 정립된 내용을 아포리즘처럼 문학적 서사로 풀어내고 있다. 위버멘쉬로 대표되는 초인관점과 영원회귀 등이 대표적이다.
내가 니체의 작품을 총 세가지를 봤는데, 도덕의 계보와 선악의 저편 그리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다. 도덕의 계보느가 그나마 보통의 철학서적처럼 에세이형식으로 기독교적 윤리관을 노예도덕으로 비판하는 등의 내용이 등장한다. 선악의 저편은 목차가 나뉘었지만 아포리즘으로 구성되어있다. 유명한 심연의 괴물이 선악의 저편에 등장하는 아포리즘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아마 니체가 말하기도 했지만, 니체 철학의 정수가 담긴, 그리고 문학적 재능까지 뿜어내는 저작이다.
그래서 니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읽는 책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가 말하는 초인, 낙타와 사자 어린아이로 나아가는 인간의 정신의 발전과정 과 영원회귀 등이 구체적 설명없이 등장한다. 물론 이 책을 잘 소화하는 사람들은 어떤 맥락에서 해당 철학적 사유를 논하는지 단박에 이해하겠지만 난 아니었다. 여러번 읽고, 다른책에서 해당 개념을 다루거나 설명하고 나서 이해했다. 아마 두세번을 읽었기에 이해하고 있지 처음에는 이게 그냥 뭔 얘기인가 싶었다. 그나마 신은 죽었고, 그자리에 위버멘쉬가 대체된다는 것 하나 쯤 알았던가
이 책은 오독되지 너무나 좋아서 나치들이 위버멘쉬를 철저히 이용했다. 사실 이 책은 차라투스트라도 이용하고 기독교적 교리도 비틀었다. 선악에 대한 개념을 나누는 것도 비판하고, 반 기독교적인 색체를 띈 니체가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를 주인공 삼은것도 메타포다. 조로아스터교의 선의 신과 악신과의 대결구도를 가진 세계관은 니체와 맞지 않다. 사실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것도 니체 입장에서는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등하는 노예도덕, 약자가 만드는 윤리관이다. 내가 틀린 해석일 수 있다.
결국 선악을 나누는 종교관도 거부하는 니체는 차라투스트라의 여정을 통해 자신의 철학적 여정을 그려낸다. 특히 그가 죽으면서 유고 중에 다룬 힘에의 의지도 책에 등장한다. 힘에의 의지는 위버맨쉬 만큼이나 철저히 오독되고 오염되었었다. 기독교적 자유의지라기 보다, 니체가 말하는 위버멘쉬의 힘에의 의지는 자기극복에 기인한다. 이만큼 해당 작품은 문학작품을 가장한 니체의 철학 모음집이다.
영원회귀는 밀란 쿤데라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작품을 통해 알았다. 니체의 영원회귀에 영향을 받아서 소설에서도 등장한 개념인데, 한번은 아무것도 아니다란 의미다. 인생은 무한히 반복되는 과정이고, 니체는 기꺼이 다시한번! 이라 외치며 영원회귀를 사유한다. 죽으면 사후세계를 거나 윤회하는게 아니라 영원히 반복되며, 이를 기꺼히 받아들이는 것이 니체의 영원회귀다.
니체가 말해주는 철학세계를 종합적으로 살피는 이 책은 두고두고 볼만하다. 니체의 작품을 돌고돌다 다시 차라투스트라를 읽으면, 그가 가진 철학적 사유가 얼마나 대단하고 흥미로운지, 그리고 오독의 여지가 다분하다는 점도 느껴진다. 그가 쓴 글에서 보여지는 자신감만으로 여전히 그가 망치를 든 철학자임을 새삼 느낀다. 다음에도 읽게될텐데, 조만간이 될 거 같다.
'책 그리고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경리, 4부 까치설 <확신> (0) | 2024.10.29 |
---|---|
114 인색에 대하여,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0) | 2024.10.29 |
김동식, 낮인간, 밤인간 (0) | 2024.10.29 |
박경리, 4부 까치설 <마음> (5) | 2024.10.28 |
113 강한 성격,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0) | 2024.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