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머리다발, 기 드 모파상

p5kk1492 2024. 7. 1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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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살폈던 단편과 달리 기묘한 이야기의 소설이다. 시작은 광인의 수감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는 일종의 시간(시체성애)증 환자로 의사는 주인공에게 환자의 일기를 보여주면서 이야기 속의 이야기로 들어간다. 일기속의 그는 부유한 삶을 살아가던 평범한 남자다. 적당히 여유도 즐기고, 여인들도 사귀던 일상에 뭔가 묘한 취향을 드러낸다. 시계를 구매한 뒤, 시계의 주인을 상상한다.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에 오히려 더 흥분하면서 감상을 하는가 하면, 지나가던 중 구두를 보며 묘한 취향을 드러낸다. 

 

그러던 중 집안에서 머리다발을 발견한다. 지금은 죽은, 살아있을때 만든 금발의 가발이 그의 취향을 완전히 개안시켰다. 그는 머리다발을 통해 성적인 쾌락에 젖었고, 죽은 그녀를 상상하면서 점덤 머리다발을 심히 매료되어간다. 이로인해 결국 광인으로 수감되기에 이른다. 의사는 그 머리다발을 궁금해 하는 주인공에게, 증거물을 보여준다. 머리다발을 받아든 주인공도 복합적인 감정을 느낀다. 머리다발의 감촉에서 느껴지는 전율, 이에 대한 혐오와 욕망을 동시에 느낀다.

 

"사람의 마음이란 무슨 짓이든 저지를 수 있는 법이지요."

 

의사의 마지막 대사로 단편은 마무리 되지만, 난 이 소설에 대한 생각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머리다발을 통해 성적인 취향을 드러낸 것이 시간증으로 몰려 수감될 정도의 범죄인지가 의문이다. 그 당시에 상황이 그러하다면 물론 뭐 이해한다. 아마 죽은자의 신체 일부를 통해서 성적 행위를 했기 때문에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같이 범죄적 성애자들이 많은 세상이면 아마 기괴하다 정도로 끝나지 않았을까

 

광인으로 수감된 남성은 단순히 물건에 대한 애호에서 자신의 쾌락이 개안되는 과정이 참 흥미롭다. 분명 부유한 삶과 적당히 연애도 하고 즐기던 무료함에서 시계의 매료된 순간이 시발점으로 보인다. 단순히 시계에 대해 일반적인 기호를 느꼈다면, 사치품을 수집하는 시계애호가 정도로 일단락 되었겠다. 허나, 하필이면 시계의 주인이 죽은여인, 거기에 집에서 발견한 죽은여인의 일부분이란게 참 그를 혐오스러운 욕망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에게는 혐오감은 없었겠지만 말이다.

 

주인공에게는 광인의 시간증의 증거가 이중적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의사는 그저 세상의 별 미친놈들이 다 있다 하며 웃어넘긴다. 주인공은 광인의 일기를 보며 일종의 전이가 되었을런지 모른다. 의사의 경우는 워낙 수많은 케이스의 환자를 다루다 보니 무감각할 지경이었을 테다. 단편에 세 인물의 성격들이 어우러져서 재밌게 읽었다. 이번에는 비정한 현실에 치인 여인이야기가 아닌, 에드거 앨런포를 떠올린만한 기묘하고 흥미로운 단편을 봐서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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