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여자들만이 사랑할 줄 아는 법이에요."
이번 단편역시 의자 고치는 여자라는 한 노파의 사랑이야기를 다룬다. 기 드 모파상의 단편을 지금 네번째 다루지만, 이야기의 중심인물인 여성들의 처지가 썩 좋게 그려진다 보기 어렵다. 이번에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 단편이다. 내용은 후작을 중심으로 꽤나 잘나가는 사람들의 한담속에서 사랑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사랑을 주제로 논쟁을 하다 남녀간의 의견차가 나온다. 후작을 중심으로 사랑은 목숨을 걸고 하지만, 수차례 반복할 수 있다 말한다. 여성측의 입장은 인생에서 목숨을 걸만큼의 진정한 사랑은 한번이라고 주장한다. 둘 사이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의사 양반이 진정한 사랑을 55년간이 하다 결국 죽은 여인의 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의자 고치는 여자다. 이에 여자들은 평범한 여인내 이야기에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의사는 계속 말을 이어나간다.
의자 고치는 여자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어린시절 알게된 소년에게 사랑에 빠진 그녀, 몰래 돈을 훔치는 소년에게 그녀는 자신이 버는 돈이나 가게의 돈을 가져다 바친다. 그러던줄 소년은 기숙학교에 들어가면서 소녀에게서 사라졌고, 나중에 그는 멋진 청년이 되어 나타났지만 소녀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녀는 후에 약국의 주인이 된 슈케와 젊은 여인을 보고서는, 강물에 몸을 던집니다.
그녀는 취객에 의해 약국으로 옮겨졌고, 목숨을 구했다. 슈케는 전혀 알아보지 못했지만, 그녀는 그의 꾸짖는 목소리에 설레며 결국 약국에다 자신이 줄 수 있는 돈을 바치기 시작한다. 죽을날이 다가오자 그녀는 그를 위해 남겨둔 돈을 전해달라며 자신을 기억할 만한 것으로서 마지막까지 돈을 바치기로 한다.
의사를 통해 사연을 접했던 당시 슈케의 태도는 불쾌하다는 표현 그 이상이었다. 그녀는 스토커, 범죄자취급하는 수준이랄까. 그녀가 남긴 2300프랑을 듣고는 태도가 변하지만, 돈 이외의 물건이나 애완동물에는 관심이 없었다. 의사는 자신이 들은 사랑이야기중 가장 깊은 사랑이라는 말을 남기며 이야기를 끝낸다.
이 글의 가장 위에 인용된 대사가 이야기를 듣고 후작부인이 남긴 마지막 대사다. 반어적으로 들리게 만든 장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의사는 여성들이 진정한 사랑은 한번뿐이라는 주장에 대해 조롱하듯 사연을 던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진정한 사람의 표현이 돈을 갖다바치고 숨을 거둔 여인이라는게, 작가가 의도적으로 여성들의 주장을 비틀어서 비판하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슈케라는 양반도 썩 훌륭한 인간은 아니지만, 돈앞에서 무기력한 인간 군상의 일부다. 물론 의자 고치는 여자도 사랑앞에서는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안타까운 인물인 점은 맞다. 이게 진정한 사랑이야기라고 말하는 의사의 의도가, 작가의 주제의식이 참 기묘하고 흥미롭다. 기 드 모파상의 단편은 현실 단면을 비정한 이야기로 꼬집는 맛이 있어 보인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비정함에 몸서리 치지만, 사실 동정하기는 어려운 것이 세상 이치에 대해서 무지한 것도 결국 본인이 치루는 대가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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