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해서 자주 고민했던 내가 이런 책을 지나칠 수 없었다. 내용이 전체적으로 맘에 들진 않았지만 에필로그의 부제, 죽음을 넘어 삶을 향해와 저자의 마무리가 맘에 들었다. 그가 지켜본 죽음, 지켜주었고 이야기를 듣고 도왔던 삶을 풀어낸 저자의 진정성이 마지막에 정점을 찍은 느낌이 들었다.
저자의 말처럼 인간은 죽음을 앞두고 많은 후회를 곱씹는다. 죽음을 앞두지 않더라도 살아가면서 겪은 일들에 대해 후회를 하고 자기반성을 하게 된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후회는 이제 다시 돌이킬 수 없음에 더더욱 자신의 마음에 사무친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아직 죽음에 임박하지 않았기에 먼발치에서 죽을 때 후회할 만한 것들을 참조할 수 있었다. 아마 그래서 몇 가지는 추리고 하다보니 책의 진정성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던 점도 있었다. 아직 철이 덜들었다.
나는 의사는 아니지만, 호주와 한국에서 5년간의 요양보호사를 하면서 삶의 황혼기 혹은 마지막을 겪는 어르신들을 돌봤다.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을 정도의 인지를 가진 사람도 있었지만, 치매로 인해 자신을 잃어버린채 사는 어르신도 많았다. 나는 자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후회할 수 있다는 것도 축복이라 생각한다. 나는 치매 어르신을 보면서 내 자신을 잃고 살아가는 마지막이 제일 두려웠다.
그래서 호스피스 간호사가 자신은 안락사를 택하겠다는 기사를 보고 공감하기도 했다. 죽음을 가까이 둔 사람들은 자신의 마지막에 대해 어느정도 준비를 하게된다. 그래서 나도 죽음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갖고 바라본다. 37살, 88년생의 내가 죽음을 이야기하기에는 많이 이르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삶에 있어 죽을 항상 가까이 둔다는 것은 장점이라 생각한다. 죽음을 친구처럼 두면 삶에 좀더 진지하고, 때로는 상황마다 유쾌하게 대하려는 이상한 가치관을 갖게 된다. 나만의 경험인 부분도 있지만, 정말 아무르 파티, 지금에 좀더 집중하는 비결이 바로 죽음을 내 곁에 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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