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영화 전,란 팝콘무비면 됐다

p5kk1492 2024. 10. 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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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가지고 본 영화는 아니기에, 그냥 평타만 쳐달라는 기대로 감상했다. 라인업은 화려했다. 각본에 박찬욱감독도 참여했다고 하여 놀랐다. 시나리오 쓰는 것으로 시작한 박찬욱의 각본을 가지고 이제 감독이 영화를 만들었다. 게다가 강동원과 박정민이다. 박정민 배우는 찍은 영화마다 확실한 캐릭터를 구현하고, 강동원 배우도 워낙 다작에 단지 잘생기기만한 배우가 아님을 항상 증명해왔다. 이 투톱이 끌어간다면 어느정도는 평타는 치지않을까. 제발이란 마음으로 넷플릭스를 열었다.

 

내용이야 나무위키에 줄거리도 다 나와있으니, 그냥 집에 주전부리 있고 시간남으면 볼만하다. 강동원은 여전히 멋지고 먼치킨스러운 액션으로 눈을 즐겁게 해줬다. 노비 천영이 청의검신이란 낯간지러운 별칭과 함께, 아무튼 난 액션도 나름 멋지게 잡 뽑아낸 것 같다. 그렇다고 동양 사극에서 존윅을 기대하진 말자. 칼싸움인데, 왜 다구리로 덤비고 화살로 고슴도치만들지 않는지, 그리고 왜 조총부대는 강동원 피해가는지 묻지말자.

 

박정민이 맡은 이종려란 캐릭터가 이제 그나마 입체적인 역할을 해야 하겠으나 서사 자체가 단순해서 딱히 평면적으로 끝났다. 노비 천영에게 우정을 갖고, 그와의 애증관계, 그리고 미안함과 용서 등을 통해 전란에서 유일한 입체적 연기를 하는 인물인데 서사가 약했다. 뭐 결과적으로 의병으로서 왜적을 상대하는 천영과 분노한 백성을 도륙하는 금군의 이종려로 대비된 연출에서 그에게 계급의식이 싹트는 연출은 좋았다. 노비 천영과의 동지적 관계, 그리고 인한 유한 마음같은 것들이 식솔들이 종들에 의해, 특히 천영에 의해 죽었다는 오해로 인한 분노가 잘 보여지는 연출도 서사 중간에 등장하기도 한다. 

 

무능한 선조를 연기한 차승원과 강렬한 빌런역의 정성일 배우는 우리가 생각하는 무능한 조선의 국왕과 사무라이 정신의 일본 무사의 모습을 그대로 연출했다. 정성일 배우의 역할은 강동원과 박정민 배우의 우정을 다시 끌어올려주고 장렬히 끝났고, 차승원배우는 왜군들의 보물이 사실 조선인들의 귀와 코를 베어서 모은 물건임을 보고 경악하는 모습으로 잘 끝냈다. 

 

사실 부족하다면 한없이 부족하고, 아쉬운점을 찾자면 또 밤을 새는게 영화다. 다만 어떤 기대감을 갖고 보자는 마음으로 즐기면, 전란정도의 영화면 보고나서 괜찮다 정도는 느끼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이 영화를 통해서 복잡한 주제의식이나, 연기자들의 배역에 대한 입체적 캐릭터연기를 볼 수는 없다. 그럴 수 있는 서사가 아니다. 명확한 선과 악, 옳고 그름, 신분제, 왜란 등이 뚜렷해서 이정도면 평타다. 다음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퓨전사극을 하던가. 아니면 현대배경의 피카레스크정도로 퉁치자. 알고리즘으로 하우스오브카드를 제작하기로 결정했으면, 사극이 쉽지 않은 조회수임을 알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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