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라이브, 그리고 리얼리티라는 미디어 장르를 동굴에 조난당한 인간집단과 결합시켜 풀어낸 단편이었다. 저자는 현실의 소재들을 짜맞춰서 일종의 판타지적 상황을 만든다. 그 상황에서 항상 인간이 대중으로 집합할 때 보여주는 어리석음 혹은 광기를 재현한다. 소재보다 주제의식에서 매력을 느끼는 점은 나는 대중의 중우적 성향을 지속적으로 말해주는 점에 있다.
동굴에 갇혀있는 인간군상에 대해 트루먼쇼 보듯, 인터넷 스트리밍 라이브를 시청하듯이 가쉽거리로 바라보는 시청자 집단을 보면서 오늘날의 대중의 속성을 확인한다. 결국 남의 불행도 성공도 가쉽인 세상이고, 그들을 나락으로 보내는 캔슬컬쳐도 대중의 중우적 속성이다. 간간히 동굴인들에 대한 인도적 목소리도 '있다'라고 언급하는 점도, 중우적 상황을 더 강렬하게 그려낼 뿐이다.
나라고 중우적 성향의 인간과 다르지 않다. 원래 인간은 집단으로 속할 때 어리석어지는 경향이 있다. 집단지성과 중우적 성향의 차이는 이해관계나 욕망의 작용에 따라 달라진다. 집단지성은 아무래도 옳은 가치로 나아가려는 속성, 좀더 욕망의 방향성에 선의가 담겨있다. 중우적인 집단은 자신이 해당 집단 안에서 받는 이득, 욕망, 자극등에 대해 얻으면서 동시에 반사적으로 죄책감은 덜어낼 수 있을 때 발현된다.
어떤 집단에 속해서 내 이득을 얻어가면서 죄의식을 덜어낼 바엔, 혼자 좀 외롭게 살면서 손해보며 사는것이 났다. 광기의 대중이 되어 위대한 철학자를 사형시키라고 소리친 사람들, 메시아라고 추앙하다고 살인자보다 그를 처형시켜야 한다고 외치던 민중들, 그리고 오늘날의 우리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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