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에필로그를 읽고나서, 그동한 이 책을 쪼개어 글로 남긴 나를 돌아봤다. 나는 최근에 저명한 인물들의 철학적 아포리즘들을 정리하는 글쓰기를 했다. 글쓰기라기 보다 아포리즘에 대한 감상을 남기고 있다. 니체가 그러하고, 이번 책 처럼 다양한 인물들을 정리해놓은 책을 접한 경우도 목적이 위와 같다.
저자는 타자의 기준이나 의도, 시선등에 의해 자신의 삶이 재단되고 수동적으로 끌려간 세월에 대해 예상하고 탈출 플랜을 세웠다. 그 방법이 페이서스 코리아라는 단체인지 회사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일종의 무브먼트를 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조직화된 행동을 하기엔 무리고, 나 스스로를 변화시키기 위해 꿈틀거리고 있다.
내가 서울에서 절망적인 사건을 겪고 호주로 도망쳤을 때,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지만 숨쉴 곳은 있었다. 그때 나는 해외에서 사람들 시선에 덜 신경쓰고,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재미를 느꼈다. 물론 거기서도 최저임금 노동자의 삶인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자유를 누리는 기분이 들었다. 마냥 천국으로 포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점을 더 기억의 사진첩으로 남겨뒀다.
이민계획이 또 틀어지면서 깊은 나락으로, 거의 5년가까이 체념한 시체형 인간으로 제주생활을 하고 난 뒤 조금 정신이 든 시점이 아마 올해가 아닌가 싶다. 여전히 눈치보는 한국생활인 점은 변함없지만, 내 중심에는 무언가 꿈틀거리는게 있었다. 다시 꿈, 자유, 하고싶은 것들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서 피어났다. 그 와중에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은 명사들의 아포리즘 속에서 떄론 철학적 교훈 혹은 자기계발적 지침등이 섞인 묘한 저자의 기록물이다. 사실 내가 원하는 아포리즘 정리모음이다. 명사들의 말을 곱씹고 그에 대한 나름의 해석 혹은 감상, 나아가면 나만의 2차적 메시지까지 전달하는 것 말이다. 저자는 해내었고, 나에게 좋은 귀감이 되어주었다. 감사하고, 잘 읽었다. 좋은 책을 하나 접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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