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회촌 골짜기의 올해 겨울
회촌 골짜기의 올해 겨울
은
난건달처럼 햇빛이 오락
가락
눈도 어정쩡하게 왔다가
는 간다
춥지 않은 겨울
오락가락은 망설임이며
혼란인가
어정쩡함은 불안이며 권
태인가
구석구석 먼지가 쌓이듯
어디선가 양파 썩는 냄새
가 나듯
회촌 골짜기의 올해 겨울
은
빈집처럼 씁쓸하다
잠든 번데기의 꿈도 나른
할 것 같고
어디선가 소리 없이
뭔가가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
북극의 빙하와 설원을 생
각해 본다
북극곰의 겨울잠을 생각
해 본다
그 가열한 꿈속에는
존재의 인식이 있을 것
같다
넘치고 썩어 나는 뜨뜻미
지근한 열기 속에는
예감도 구원에의 희망도
없다
봄도 없다
자본주의의 출구 없는 철
옹성
온난화 현상이 일렁이며
다가온다
문명의 참상이 악몽같이
소용돌이친다
춥지 않은 회촌 골짜기의
올해 겨울
감상
요즘은 대한민국이 사계절이 있는 나라가 아니게 되어가고 있다. 이번 작품은 그 생각을 연상하게 만드는 내용이 담겨있다. 예전처럼 춥지 않은 회촌 골짜기의 올해 겨울, 눈도 내리다가 마는 모습을 그리며 온난화를 언급한다. 살아가면서 많은 변화들이 있지만, 계절이 예전같지 않은게 조금은 서운한 정서가 있다. 저자도 아마 그런 정서를 갖고 있지 않았을까.
728x90
반응형
'책 그리고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1 오만함,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0) | 2024.10.26 |
---|---|
알퐁스 도데 단편, 월요일 이야기 <팔 집> (0) | 2024.10.25 |
110 친절한 기억,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0) | 2024.10.25 |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가 고윤 저, 에필로그 (3) | 2024.10.25 |
109 따뜻한 덕과 차가운 덕,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0) | 2024.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