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4 3

일기도 좋지만, 이제는 관찰이 필요한 시점

예전 알고 지내던 선생님 중 메이저 언론사의 기자에 종사하시던 분을 알고지낸 때가 있었다. 내가 쓴 글에 대해서 그렇게 큰 감흥은 없다는 걸 느꼈지만, 피드백은 나름 해주셨다. 그 중 내가 나의 상황을 담은 약간의 소설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누가 봐도 내 경험이 담겨 있는 이야기였기에 선생님도 한마디 해주셨다. 이제 네 이야기가 아닌, 관찰이 필요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게 아마 마지막 피드백이었고, 선생님이 내가 쓴 글을 본 일은 없었다. 내가 모종의 이유로 그분의 뒤통수를 쳤기 때문이다. 책이나 영화에 대한 감상, 어록에 대한 내 생각 등에는 관찰의 결과물이다. 내가 겪은 사건이 아닌 간접경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쓰기에 좀더 풍성한 글이 된다. 내 이야기에는 한계가 있다. 직접경험에는 ..

일상 끄적이기 2024.06.04

좋은 사람은 못되도, 추해지진 말자

"우리 사람은 못되더라도, 괴물은 되지 말자", 홍상수 감독의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 김상경 배우의 대사로 유명하다. 아이러니하게도 홍상수 감독의 작품속 대사다.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기분이 저 대사가 대변해 주고 있다. 홍상수 감독이 찌질한 남자들의 심리를 잘 꿰뚫고 있기는 하다. 아마 찌질한 사람중 가장 성공한 인물 아닐까. 남자는 늙으면 추해진다. 지독한 경쟁사회에서 시장가치를 잃은 남성은 이제 자기 자신을 평가한다. 자신의 가치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그나마 사람답게 보낼 수 있다. 돈이 없으면 없는대로 궁상맞게 살고, 여자가 없으면 없는 상황을 받아들인다. 없으면 만들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남성은 사실 시장가치를 잃은 남성이 아니다. 그런사람은 애초에 추해지지 않는다..

일상 끄적이기 2024.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