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미안함과 죄책감, 그 사이의 감정이 전해졌다. 로기완이란 인물을 찾아 브리쉘에서 그의 흔적을 따라가는 김작가를 보면서 처음에는 이상했다. 왜 그토록 로기완을 찾을까, 그냥 작가로서 탈북자의 여정을 담은 작품을 위해서 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점점 로기완의 일기와 그의 흔적을 밟으며 심경의 변화를 묘사하하는 이 소설에서 나는 문득 파이란이 떠올랐다.
파이란과 로기완은 전혀 다른 작품이다. 다만 파이란에서 삼류깡패역을 맡은 최민식도 단순히 파이란이 죽은 뒤 남긴 편지를 통해 그의 감정이 점점 고조된다. 그의 연기를 통해 삼류깡패가 인간이 되는 모습을 잘 그려냈던 기억이 난다. 로기완을 찾는 과정을 통해 김작가는 그가 박으로 부터 느끼는 감정, 그리고 윤주에 대한 미안한과 죄책감, 재이에 대한 옛 감정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로기완을 찾으면서 김작가는 스스로를 찾는 여정을 보냈던 셈이다.
사실 내가 소설 뿐 아니라 책을 좀 대충일긴 한다. 속독이라는 핑계로 이해가 안되도 일단 넘기다 보니 서사를 놓치곤 한다. 그래서 박과 김작가의 이벤트는 대체로 괜찮게 이해한다만, 윤주와 재이 그리고 김작가는 약간 오묘하다. 박고 김작가는 말기 간암 환자였던 아내를 조력사망케했다는 사실로 서로 논쟁을 하곤했다. 물론 처음부터 조력사망의 대상이 아내였다는 점은 몰랐지만, 그 사실을 알기 전부터 둘은 안락사에 대한 서로의 다른 관점을 존중하고 결국 이해하며, 김작가는 진심으로 박을 위로한다. 박이 가진 미안함과 죄책감은 이렇게 전해지고, 김작가는 또 윤주에게 느끼는 미안함과 죄책감을 해소한다.
이 과정이 로기완을 찾는 여정 속에서 이루어지고 이른마 치유의 과정이 된다. 로기완의 삶은 김작가에게 스며들었고, 둘은 결과적으로 반갑게 만나는 것으로 마무린다. L에 대한 이야기를 끝으로 이제 로기완이 K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될 상황을 끝으로 정리된다.
책을 읽고 나는 미안함과 죄책감 사이에 어딘가의 표현이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 미안함 마음은 죄책감 보다는 여지가 있는 듯 하고, 죄책감은 죄에 대한 자책하는 감정을 느끼는 듯한 뉘앙스다. 미안함과 죄책감 그 사이 어딘가에서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치유받을 수 있는 지점이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나서 영화화된 로기완을 보려고 하는데, 원작과는 완전 다른 작품으로 보여진다. 일단 로기완역이 송중기란 점부터 작품의 주제의식이 다르며, 여주도 로기완과 로맨스를 염두해둔 배역으로 보여진다. 어떤식으로 로기완을 재해석하고 만든 작품인지는 지켜봐야 겠다. 이번판도 소설이 판정승이지 아닐까 싶다.
'책 그리고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짧은 감상, 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 (1) | 2024.06.03 |
---|---|
짧은 소감, 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0) | 2024.06.02 |
짧은 소감,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0) | 2024.05.27 |
짧은 소감,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도널드 레이 폴록 (0) | 2024.05.26 |
구의 증명, 최진영 2015 (0) | 2024.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