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읽은 책,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저 ...소설은 좋다

p5kk1492 2024. 10. 2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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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은 퀴어문학이다. 남녀간의 사랑이 아닌 남성들이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활자만 보고, 이름이 남성적인 인물과 화자이자 주인공 남성의 사랑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성애와 크게 차이는 없다. 사랑이란게 결국 이성애나 동성애나 애뜻함도 있고, 불편한 구석도 있고, 결국 맞지 않음에 아니면 불가피한 상황에 의해 헤어지고 만다. 소설이 워낙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산뜻한 느낌으로 풀어나가기에 소설맹이 나에게도 너무나 좋았다. 오히려 강지희 문학평론가의 글이 어려웠다.

 

이 소설은 현재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영화화되었으며 티빙으로 통해 8부작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영화의 경우 재희와 주인공의 챕터만 떼어와서 만들었다. 나도 개인적으로 재희란 여성과 주인공 게이와의 케미가 꽤나 맘에 든다. 음악에서 인트로로 비유한다면, 대도시의 사랑법을 부드럽게 몰입할 수 있는 훌륭한 챕터였다. 

 

강지희 평론가의 표현으로 재희라는 헤테로 시스젠더와 주인공간의 이야기...라고 나오는 부분이 있다. 나는 궁금한게, 게이라고 표현되는 동성애 남성들, 그리고 더 나아간다면 성소수자분들이 이런 개념어들에 민감할까 궁금하다. 마치 사회복지 활동을 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즉 일반인이란 표현이 불편할 수 있기에 개념어를 생성하는 식으로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는데, 이럴 필요가 있는지 궁금하다. 허나 이 얘기는 더나가면 왠지 산으로 갈것 같아서 일단 넘어가기로 한다.

 

재희와 주인공의 서사만 따로 영화화 된 이유는 소설을 읽어보면 확실히 기승전결이 꽤나 좋다. 이성애자인 여자와 동성애자인 남성, 둘은 다른듯 닮아 있다. 정말 우정이상의 교감을 하는 둘의 모습을 보면 귀여운 구석이 있다. 소설이 워낙 톡톡 튀는 느낌의 문체라서 쉽게 읽히고, 무거운 내용도 빠르게 이해가 되는 느낌이었다.

 

뒤이어 등장하는 내용은 주인공의 사랑과 가족, 그리고 케일리 라고 표현되는 여러 사건들이 등장한다. 운동권 형과의 사랑을 보면, 마치 내가 예전에 좌파적 지식이 뚜렷했던 선배들을 동경했던 기억, 그리고 그 열의 식으면서 불편해졌던 추억등이 떠오르기도 했다. 제주도에서 올라와 주인공과 엮이면서 사랑이야기를 제대로 보여줬던 규호와의 이야기가 사실상 진짜 메인이벤트다. 

 

규호와 함께 상하이를 가지못한 이유, 케일리. HIV 를 케일리로 표현해서 사실 평론보고 나서 이해가 되었다. 케일리라는 표현으로 성병에 대한 무거운 이야기를 부드럽지만 가볍지는 않게 서사를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좋았다. 읽을때 이해하진 못했던 것으로 평론을 보고나서 개안이 되는 느낌이었다. 우리가 동성애를 비판할 때 항상 등장하는 이야기를 잘 풀어나간점이 매력적이었다.

 

대도시의 사랑법이란 소설에 대해 칭찬일색인 이유는 일단 읽기 편해서다. 나는 소설이 어렵게 읽히는 장르도 필요하고, 이번 작품과 같이 술술 읽히는 이야기도 공존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소설맹도 독서의 끈을 놓지 않는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사실 소설의 내용을 영상화한 작품은 보기 힘들것 같다. 재희편만 딴 영화는 가능할 것 같긴 한다. 아직 내가 퀴어 문학에 완벽히 개방되지는 않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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