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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 125

이기주 언어의 온도 말의 무덤, 언총

그래서 가끔은 내 언어의 총량에 관해 고민한다. 다언이 실언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종종 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 물어본다. 말 무덤에 묻어야 할 말을, 소중한 사람의 가슴에 묻으며 사는 건 아닌지... 뇌절이란 표현이 있다. 1절, 2절을 넘어 지나치게 말을 하다보면 실언의 영역에 이른다. 다언이 곧 실언의 길에 이른다는 말은 참 와닿는다. 나도 말을 하다보면, 더 말을 이어가려고 남들의 반응을 신경쓰지 않고 주절거리게 된다. 때론, 말의 무덤을 향해 내 실언할 법한 말들을 묻을 필요가 있다. 한동안 잊었던 내 말많음에 대한 부정적 측면을 다시금 떠올렸다. 분명 말을 많이 하게되면 상대방에게 실언한다. 말의 무덤에 묻는 것이, 남의 마음에 묻는 것보다 훨씬..

김동식 단편 어디까지 인간으로 볼 것인가

독특한 소재를 통한 서두, 그리고 대중들의 두려움이 깔린 광기 등이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작품이다. 거대한 살덩어리가 등장해, 인간들을 삼켜 그들의 하반신은 동화되고 상반신이 돌기처럼 돋아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돌기처럼 살덩어리의 일부가 된 사람들이 과연 인간인가란 논의가 이뤄진다. 역시나 광기의 대중은 그들은 사람이 아닌 쪽으로 단정짓고 살덩어리 제거 작전에 돌입한다. 일부 온건파가 돌기가 된 인간들 중 한 소녀에게 말을 해보라며 말한다. 소녀는 노래를 불렀고, 돌기가 된 사람들이 다같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살덩어리 제거작전명이 '다이어트' 에서 '숭고한 희생'이란 명칭으로 바뀌며 끝이 난다. 살덩어리에 박힌 돌기들을 인간으로 볼 것인가. 대중의 광기에 사로잡힌 개개인이 과연 인간성성을 가진 인간들..

내가 봉사라니 24-11-17 간접 해외생활

내..내가 봉사라니 이보시오 일요일은 봉사하는 날, 오늘은 딱히 별 이슈는 없었다. 그저 오전에는 예전 중학생들에게 사회교과목을 알려주던 20대의 나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오후에는 내가 호주에서 네팔부부와 같이 살면서 친하게 지냈던 시절의 정서로 돌아간다. 교원자격이 없어도 교육봉사자는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이주민에게 교육봉사를 할 기회가 생긴 우연함이 나름 일요일 하루를 보람차게 해주고 있다. 간접 해외생활인건, 나와는 다른 문화권의 친구들과 한국어로든 영어로든 그들의 문화권을 학습하고 나름 친분이 생기면서 뭔가 라포형성이 되는 기분이 재밌다. 다만 너무 과몰입은 경계해야 함은 교육은 빠르게 종결이 되며, 그 교육이 마무리가 되면 우리의 관계맺음도 종결된다. 그들이 더이상 찾아 오지 않을 것을 당연..

130 너무나 분명하게 말하는 것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160 아침놀우리가 분명하고 지나칠 정도로 음절을 나누어서 이야기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새롭고 익숙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할 때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 타인이 우둔하거나 이해가 느리다고 해서 타인을 신뢰하지 않는다. 생각결국 지나치게 또박또박 끊어 말하는 이유는 내가 절까봐 혹은 상대가 내 말을 제대로 이해못할 것 같아서다 해석목소리 톤과 발음은 대화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음성을 높이고, 중요한 내용을 전달할 때는 감정을 담아 목소리에 변화를 준다. 강요하는 목소리나 발음은 상대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으므로 자연스러운 톤과 발음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번에 본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있는 그대로 보는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드라마 하나가 의심이라는 주제의식으로 서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가는 묘한 매력의 작품이었다. 원래 속도감있게 전개되는 미드나 일드만 보다 갑작스레 K로코 드라마에 빠진적 있다. 드라마에 대한 열의가 다 식어갈 즈음, 한석규 주연의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넷플에도 올라오게 되서 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월척을 낚은 기분이 들 만큼 좋은 느낌을 받아서 후기를 쓴다. 서사를 다풀어낼 필요까진 없고, 결국 우리가 의심으로 인해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현실, 그로 인해 전개되는 비틀어진 이야기를 논하고 있다. 장태수(한석규 배우)는 어린시절 하빈(채원빈 배우)이 하준이 죽던 사건에 함께 있던 것으로 인해 의심을 하고, 풀어내지 못한 체 살아간다. 아내 지수(오연수 배우..

일상 끄적이기 2024.11.16

이기주 언어의 온도 틈 그리고 튼튼함

"네? 틈이라고 하셨나요?""그래, 탑이 너무 오밀조밀하면 비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폭삭 내려앉아. 어디 탑만 그렇겠나. 뭐든 틈이 있어야 튼튼한 법이지..."스님이 들려준 설명이 건축학적으로 타당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동안 내 삶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던 감정과 관계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돌이켜보니 지나치게 완벽을 기하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게 만든 대상이 셀 수 없이 많았던 것 같다.틈은 중요하다. 어쩌면 채우고 메우는 일보다 더 중요한지 모르겠다. 다만 틈 만드는 일이 어렵게 느껴지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틈, 뭐랄까 누군가에게 틈을 보이면 밑보인다는 느낌이 든다. 아니면 보이지 않아야할 틈까지 보여줘서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다. 난, 틈..

김동식 단편 사망 공동체

저승에서 인구가 줄어들어 죽음의 짝을 만들어 저승오는 사람을 늘린다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단편이다. 내 죽음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모를 누군가가 죽어서 함께 사망하게 된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모든이의 죽음을 막기위한 운동을 시작한다. 두명에서 세명의 사망공동체로 늘리는 등 인류의 노력에 대해 저승도 정책을 강화했고, 인류는 죽음의 원인인 노화까지 늦췄다. 그렇게 늙어 죽지 않는 세상, 노인들은 안식을 원해도 사람들이 막았다. 사망공동체는 이제 죽음을 막기 위해 삶을 강요한다. 저승의 노림수는 죽어서 오는 이들의 노동력이었음을, 이제 죽어서도 안식이 아닌 노동이 가능해진 저승인구에 흡족해 하며 사망공동체를 해제한다. 그렇게 인간들은 저승정책에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를 결론에 혼란에 빠진채 이야기는..

129 결혼을 긍정하는 것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160 아침놀우리가 결혼을 인정하는 것은, 첫째, 우리가 아직 결혼을 모르기 때문이고 둘째,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고 셋째, 결혼했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거의 모든 경우를 긍정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결혼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이러한 긍정으로 증명되어 있지 않다. 생각멋 모를 때 해야 결혼을 한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결혼을 이미 한 경우, 의리로 산다는 말을 할 정도로 결혼을 긍정하는 전제조건이 딱히 결혼을 긍정적으로 여기는 느낌이 들진 않는다. 해석니체는 결혼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소크라테스를 제외한 위대한 철학자들이 결혼하지 않은 것을 예로 들어 결혼은 철학자에게는 장애물과 같다고 했다. 니체는 결혼을 상호 의존성을 도모하고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지만, 이로 인해 개인의..

2024-11-16 오늘의 구절

Verse of the dayThe Lord himself goes before you and will be with you; he will never leave you nor forsake you. Do not be afraid; do not be discouraged."Deuteronomy 31:8 NIV 내가 종교를 가진 것은 천국을 가기 위한 티켓이 아니라 그저 조용히 누울 곳을 위함이 아니었을까. 신을 믿지 않은 사람도 어딘가 기댈 구석이 필요하듯, 나는 아마 쉬운길로 신을 믿는 방법으로 안식을 얻고자 했을 뿐이다. 거창한 교리를 알고싶다거나, 구원을 원하거나, 죄 사함을 받고자 함은 아니다. 내 죄는 내 스스로 용서할 수 없고, 구원을 바라지도 않는다. 믿더라도 내 사후세계의 도착지가 지옥일지..

일상 끄적이기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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