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운동한다는 명분으로 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 거리를 걷지 않고 귀가를 하고 있다. 오늘은 특이하게 익숙한 비트가 들렸다. 다이나믹 듀오의 잔돈을 됐어요의 인트로가 나오면서 개리의 랩이 시작되었다. 여기까진 그저 잠깐 추억에 잠겼는데, 뒤이어 에드 시런의 Think out loud 가 나오더라. 내가 추억에 잠기는 팝은 호주 워홀러 시절, 외국인 근로자의 삶을 살던 와중에 듣던 노동요들이 그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우박맞아 찌그러진 골프공 같은 경차 겟츠가 처음이자 마지막 차다. 겟츠는 한국에서는 클릭이란 이름의 경차로 팔렸는데, 내가 탄 겟츠는 앞좌석만 차문이 있는 특징의 차량이었다. 같이 살던 친구에게 3000불을 주고 수동운전까지 배워서 타고 다녔던 추억의 차이다. 이 차는 앞서 말했듯 우박을 쳐맞은 상태라서 아무도 사지 않았다. 내가 그냥 수동운전도 배우고 같이 사는 동지의 차를 구매하자 마음으로 샀다. 외국인 근로자 시절의 나는 호구 그 자체였다. 뭐 수동운전을 배웠다고 치자.
겟츠가 생긴 덕분에 사실 쉐어생활을 하던 나에게 독립된 공간이 생겼고, 출퇴근에 드라이브하며 듣던 음악이 노동의 피로를 씻어주는 역할을 했다. 한국노래도 많이 들었지만, 특히 저녁에 라디오를 틀면 당시에 히트하던 에드시런의 이 노래가 나왔다. 차가 많이 안다니는 시간에 시원하게 달리면서, 에드시런의 노래가 시작하는데 끝이나면서 라디오 주파수를 언급하면서 마무리된다.
지금도 유튜브에서 가끔 Vevo 2014-2016 년도를 검색하곤 한다. 이때 히트했던 노래를 대략듣고 있으면 호주와 캐나다에서 전반적인 추억이 머리에서 사진처럼 떠오른다. 특히 14년도나 15년도가 아무래도 호주시절이 노동요라 의미가 또 깊다. 노래가 주는 매력은 그 시절을 떠올리는 촉매여서 좋다. 간만에 에드시런의 노래를 플레이리스트에 추가시킨다.
'짧지만, 길었던 해외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팔음식, 그리고 이주민과의 시간 24/11/27 (1) | 2024.11.24 |
---|---|
내가 봉사라니 24-11-17 간접 해외생활 (1) | 2024.11.17 |
교육봉사 5주차, 봉사로 교육을 하지만 학습자가 된 기분 (1) | 2024.11.11 |
이주민 봉사 4주차, 언제나 돌발 상황은 찾아온다 (3) | 2024.11.05 |
사범대 중퇴출신, 이주민 교육봉사 002, 한글교육 그리고 검정고시과외? (5) | 2024.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