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es the Draftsman

The first draft of anything is shit...but I still have written that shit.

책 그리고 흔적

에드거 앨런포 대표 단편선 7, 절름발이 개구리

p5kk1492 2024. 7. 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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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하나를 쪼개어 글을 남긴다. 절름발이 개구리는 시작부터 끝까지 깔끔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다. 시작은 임금의 독특한 취향, 익살과 농담을 좋아하는 인물로 그 주변 일곱 신하도 그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로 소개된다. 이야기를 위한 장치니까 넘어나는 부분이지만, 나라를 운영하는데에는 일도 신경쓰지 않는점이 보인다. 거기에 절름발이 개구리란 별명을 가진 인물은 외형적인 부분으로 임금의 익살꾼처럼 부려지고 있었다.

 

역시 사건은 여느때처럼 절름발이 개구리에게 익살을 부리라며 술을 강권하며 시작한다. 문제는 두번째 술을 마시기 주저하자 그와 연인인 또다른 미모의 난쟁이 여성 트리페터에게 그 술을 얼굴 뿌린것이다. 여기서 절름발이 개구리가 임금의 말에 고분고분 따르기 시작한다. 익살스러운 상황연출을 위해 임금과 일곱신하가 오랑우탄 분장으로 가면무도회에 등장할 것을 제안한가. 머릿속에 익살과 농담만 그득한 임금은 기꺼이 오랑우탄이 되어준다.

 

여기서 피의 복수가 시작된다. 오랑우탄으로 분장한 임금과 일곱신하는 결국 절름발이 개구리에 의해 불타죽는다. 익살과 농담만 즐기던 인물들에 대해 증오의 말을 퍼붓고, 절름발이 개구리와 트리패터는 사라진다. 그 뒤로 그들을 찾을 수 없었다는 마무리와 함께.

 

익살과 농담을 좋아하던 임금에게 마지막 익살이라며, 그들을 불태워버린 절름발이 개구리는 깊은 분노를 보여준다. 그에게 있어 냉정할 정도로 차분한 행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폭발하는 대사를 보여주며 마무리되는 서사는 깔끔하다. 오직 익살을 요구하기 위해 절름발이 개구리의 소중한 인연, 트리페터에게 못된 짓을 한 임금에게 가차없는 복수를 보여주는게 통쾌한 면도 있다.

 

익살과 농담을 추구하는 임금이란 점이라서 매사에 좀 허술하기에 복수라는 덫에 쉽게 걸려든 점도 있다. 오랑우탄으로 분장을 자처하는 우스꽝스러운 임금이 어딨겠냐만, 처음부터 임금이 그런 인간이란 점을 설정했으니 뭐 더 할말은 없다. 아무리 무시를 당하더라도 자신과 미래를 약속한 여자까지 건들면 괴물이 되는 남자들이 있다. 볼품없고 왜소한 절름발이 난쟁이도 트리페터를 위해서는 기꺼이 괴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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